스니커즈의 '좀비 변신' 영상./스니커즈 제공
장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조금이라도 더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제품을 알리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광고 방법 가운데 짧은 시간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제품 홍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으로 동영상을 활용하는 방법이 우선 순위로 꼽힌다.
과거 영상 광고는 천편일률적으로 제품의 장점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 영상 광고는 고객 감성에 호소하거나 유투브망을 이용한 관찰형 리얼리티 기법까지 동원되면서 다양화 되고 있다.
◆식품업계 광고도 '감성 마케팅' 전성시대
업계 전반에서 제품의 원재료나 함량, 성분이 아닌 '감성'을 내세우는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의 비교와 선택에 피로를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마음'을 유혹하는 감성적 콘셉트의 식품업계 전략이 반영된 것이다.
백설 토마토 파스타 소스의 경우 올해 '파스타 소스=로맨스'를 키워드로 하는 감성마케팅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tvN 인기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3' 제품 PPL을 통해 김소연과 성준의 커플 쿠킹 장면을 더욱 로맨틱하게 연출했다.
쁘띠첼 스윗푸딩도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광고로 눈길을 끈다. 제품 특징이나 맛을 전혀 홍보하지 않고 김수현이 여자 친구와 다툰 후 푸딩으로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커플들의 감성과 공감을 자극하는 광고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우유의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광고는 가족 간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표현하여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 '1등급A 우유' '전용목장 우유' '제조일자' 등 기능적 내용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행복'을 핵심으로 한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광고는 청소년들의 인터뷰를 통해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을 표현하고 '우유는 행복입니다'라는 카피로 아이들의 눈물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유도한다.
스니커즈의 '좀비 변신' 영상./스니커즈 제공
◆국경을 넘어 유투브 망을 활용한 '관찰형 리얼리티'인기
최근 TV예능 프로그램들은 '관찰형 리얼리티'가 대세다.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더욱 리얼해진 이 '관찰형 리얼리티'는 미리 짜인 각본 없이 제작자들이 출연자들의 행동을 충실하게 관찰한다. 대표 작품으로 지난해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아빠 어디가'를 비롯해 김병만에게 SBS 연예대상을 안긴 '정글의 법칙'등이 있다.
이런 트렌드는 기업들의 홍보물도 반영되고 있다. 요즘 바이럴 영상 제작에서 큰 인기를 모으는 것은 '관찰형 리얼리티'다. 재미있는 혹은 충격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고, 기업들은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할 뿐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진짜의 모습들을 보여주니 소비자들의 공감은 극대화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스니커즈가 선보인 좀비 변신 영상이 화제다. 어둠이 짙게 깔린 한 대학교. 정수기에서 물을 마시려던 학생들이 거울을 보고는 하나같이 놀라며 뒷걸음질을 친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순식간에 좀비로 변했기 때문. 이영상은 유투브를 통해 공개된 지 한 달도 안 돼 3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영상은 최첨단 실시간 얼굴 합성 기술 (RFA, Realtime Facial Animation)을 활용해 리얼리티를 살려 국내 제작 바이럴 영상으로는 드물게 일본·중국 이외에 미국과 러시아에서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북극한파 몰래 카메라도 인기다. 거울이 탈의실에 있다는 점원의 설명에 다운재킷을 입고 탈의실에 들어가지만 눈 덮인 북극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영상은 단 시간에 10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 뉴 스포티지 R의 미녀 카레이서와의 소개팅 몰카도 소비자들로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거나, 초대형 세트를 제작하지는 않았지만 '충격적인' 상황 설정만으로 재미를 극대화한 관찰형 리얼리티의 성공사례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동영상은 스포티지R 동호회인 '스알넷' 회원들을 대상으로 제작됐으며 소개팅녀 역할을 했던 여성은 미모의 프로 카레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