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소치 겨울올림픽을 마친 뒤 첫 공식 행사에 나섰다.
김연아는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트리움센터 특설무대에서 팬 미팅을 가졌다. 이번 팬 미팅은 지난해에 이어 김연아의 후원사인 E1 주최로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토크쇼 형식의 자리였다. 이날 김연아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 무대이기도 한 소치올림픽을 마친 소회와 뒷 이야기 등을 털어놓았다.
소치올림픽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고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치면서 세계적으로 '판정 논란'이 벌어진 터라 이날 자리에서도 판정이 주된 화제가 됐다.
김연아는 "어이는 없었지만 나는 끝났다는 것이 좋았다"면서 "결과를 되새긴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전에는 금메달이 간절하지 않다고 늘 말하면서도 '나도 사람이기에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아쉽지 않을까' 싶었는데, 마치고 나니 그만큼 간절하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지더라"고 결과에 미련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기를 마친 뒤 흘린 눈물에 대해서도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에도 밤에 침대에 누워서 이 시간이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울컥했다"면서 "참아왔던 힘든 것이 터진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 한 것과 관련해 "스케이트가 꼴도 보기 싫은 것은 오래된 것 같다. 이제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 미련이 없다. 육체적으로는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마음은 할 만큼 한 것 같다"라며 현역 선수로서의 피겨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은퇴 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그동안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 계속 알려주고 싶다. 10년 후에도 피겨는 놓지 않을 것 같다"며 지도자의 길을 선택할 뜻이 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