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는 현재 '유령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4일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INYT)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한 러시아군의 모습을 이같이 표현했다. 무장한 러시아 군인들이 소리없이 크림반도를 장악, 있는 듯 없는 듯 총성도 울리지 않고 적과 마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러시아는 크림 반도에 당초 예상보다 많은 1만 6000명을 파병, 주요 국경과 군사 시설에 배치하는 등 크림반도 장악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3일 러시아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 해군에 항복을 권유하는 최후통첩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흑해함대는 보도 내용을 공식 부인했다.
현재 크림자치공화국 국경 검문소와 군사시설, 여객선 터미널은 모두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러시아 전함 4척, 헬기 13대, 수송기 8대가 러시아 흑해 함대가 있는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에 도착했다.
이런 가운데 서방 국가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자국으로 도피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러시아 군의 파병을 요청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서맨서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러시아와 비자 면제 협상을 중단하는 데 뜻을 모았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즉각적인 철군을 요청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부통령이 러시아가 군대를 철수시키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둘러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조사팀을 파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