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올림푸스한국 사옥.
광학기기 전문기업인 올림푸스한국은 '3무(無)3유(有)' 원칙으로 유명하다.
불필요한 야근, 휴일 근무, 퇴근 후 업무 처리가 없는 대신 정시 퇴근, 창립기념 휴무주간, 개인연차 100% 사용을 보장받는다. 일상화된 주말·초과근무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긴 근무시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꿈같은 근무조건이다.
덕분에 330여명의 올림푸스한국 직원들은 온·오프(on-off)라인 구분이 확실한 삶을 누리고 있다. 업무관련 e메일을 확인하느라 퇴근 후에도 수시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PC를 확인해야하는 수고를 겪지 않아도 된다.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인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을 회사 업무에 방해받지 않고 자기계발이나 휴식 등에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상사의 눈치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 휴가 사용도 자유롭다. 회사에서 100% 소진을 목표로 직원들의 연차사용을 독려하는 덕분이다. 게다가 10월 1일 창립기념일이 포함된 일주일 전체를 휴무주간으로 정해 전직원이 재충전 기회를 갖는다. 연차와 별도로 5일간의 유급휴가가 더 주어지는 셈이다.
홍승갑 올림푸스한국 인재전략실장은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눈치 안 보고 정시 퇴근하기' '눈치 안 보고 연차 쓰기'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 2월말 현재 직원들의 연차소진율이 95%이기 때문에 이번 회기(3월 결산)가 끝나는 이달 말이면 100%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직장인들의 지난해 연차유급휴가 소진율이 46.4%(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올림푸스한국 사옥 1층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매일 아침 뷔페식 무료식사를 즐길 수 있다./손진영기자 son@
◆뷔페식 아침도 무료제공
올림푸스한국의 자랑거리는 이것만이 아니다. 매일 아침 서울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사옥 1층에는 뷔페식 무료 식사가 차려진다. 덕분에 싱글인 젊은 직원들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사옥 지하에 위치한 올림푸스홀에서 개최되는 모든 문화공연은 임직원뿐만 아니라 가족, 지인 등 동반자까지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이무지치 실내악단 등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도 자주 열린다. 게다가 야구, 생활체육, 어학 등 사내 동호회도 적극 지원해 직원들의 직장생활에 대한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급여수준도 외국계 기업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대졸초임 연봉이 3200만원으로 세 번의 특별상여금과 차별 성과급, 통신·유류비 지원 등을 더하면 실 수령액은 4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올림푸스한국이 이처럼 직원친화적인 기업문화를 가꿀 수 있었던 것은 2012년 7월 이나도미 가츠히코 사장이 취임하면서 '일하기 좋은 회사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한 덕분이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면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업무효율이 높아진다는 판단에 따라 세계적 인적자원관리(HR) 업체로부터 컨설팅까지 받았다. 이같은 노력이 직원들의 애사심을 끌어올려 2009년 25%에 달하던 퇴직률이 지난해 8.7%로 급감했다.
◆올해 60여명 채용 예정
올림푸스한국은 올해도 일하기 좋은 회사 만들기에 동참할 신입·경력 사원 60여명을 수시채용을 통해 뽑을 계획이다. 채용시기는 4~9월에 집중될 예정이다.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후 1차(실무책임자) 면접, 2차(임원) 면접 실시 순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채용 홈페이지(www.olympus.co.kr/Employ/Ready)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인재를 원한다
"구직활동은 결혼과정과 유사합니다. 열정만 강조하는 것은 '무조건 행복하게 해줄게'라고 공수표를 날리는 것과 같습니다."
홍승갑 올림푸스한국 인재전략실장은 단순히 열정만 내세우기 보다는 자신과 회사에 솔직하게 가능성을 선보여야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능성을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자신을 먼저 알고 배우자를 선택해야 결혼생활이 행복할 수 있듯이 자신의 장단점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 결혼 상대방에게 구애하듯 회사에게도 기업에 대한 이해, 지원 분야에 대한 지식 등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 회계파트에 지원한 한 구직자의 경우 올림푸스한국의 3년간 공시자료를 분석해 면접 때 발표했다. 단순히 열정만 강조하는 구직자들 사이에서 확실히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도덕성도 본다고 들었다.
▶▶회사의 영속성을 위해 도덕성 체크는 필수다. 예를들어 회사에는 도움 되지만 부도덕한 상사의 행위를 봤을 때 어떻게 할지를 면접에서 물어본다. 올림푸스한국은 애사심보다는 준법정신을 더 중시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외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 필요한가.
▶▶글로벌 회사이다 보니 영어가 회사 공영어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회화 능력은 필수다. 단순히 토익 스피킹 등의 점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면접을 통해 업무 진행이 가능한지를 체크한다. 영어가 부족한 경우 일본어 회화 능력이 있다면 가능하다.
/이국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