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는 '세계에서 가장 알록달록한 도시'로 불린다. 거리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그래피티가 이런 '오명'을 붙여준 것. 콜롬비아 경찰 당국은 그간 불법으로 규정된 그래피티 예술가들과 전쟁을 벌여왔다. 특히 단속 과정에서 그래피티를 그리던 남성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 예술가와 경찰 사이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이에 콜롬비아 문화부가 발벗고 나섰다. 긴장을 해결할 핵심 열쇠는 바로 '그래피티 학교'. 공통의 배움공간을 만들어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문화부는 최근 그래피티 전문가들과 경찰 당국 사이에 대화 테이블을 마련했고, 보고타 시내에서 자유롭게 그래피티를 연습할 수 있는 벽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클라리사 루이스 문화부 장관은 "공공 공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민주주의를 위한 무대가 되어야 한다"면서 "벽은 새로운 광장이다. 시민들은 이것을 통해 얘기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타시 경찰 범죄예방국장 하이로 토레스는 문화부가 중재한 협상을 마무리한 후 "더 나은 도시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래피티 예술가 대표로 참석한 후안 카를로스 쿠페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다. 억압이 아닌 교육을 제공한 당국에 고맙다"며 협상 결과에 만족을 표시했다.
콜롬비아 국립 대학에 설치될 이 학교의 총 정원은 150명이다. 그래피티 예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공무원과 경찰도 수업에 참여한다. 이론과 실습을 겸비한 5개의 강좌가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 보고타 시에는 5000여명의 그래피티 예술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