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중복·반복·어뷰징(조작) 기사 대신 정제된 뉴스만 골라 보고 싶다."
전 세계 IT 거물들이 정보 홍수로 고통받는 '검지족'들을 위해 큐레이션(추천)이라는 신무기를 들고 뉴스앱(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기계적으로 나열된 뉴스보다 자체 편집진이 큐레이션 방식으로 선별한 뉴스가 스마트폰에 익숙한 검지족들의 눈길을 더욱 오래 붙잡아둘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잡지 플랫폼 1위 업계인 '플립보드'는 최근 미국 CNN방송이 소유한 디지털 잡지 플랫폼 '자이트'를 6000만달러(약 643억원)에 인수했다. 특히 플립보드는 CNN과 기사는 물론 광고에 관해서도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다. 덕분에 모바일기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뉴스앱으로 평가받고 있는 플립보드는 CNN이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를 '군량미'로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검지족의 취향을 분석해 추천하는 맞춤형 뉴스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플립보드가 IT거물들의 잇따른 진출에 놀라 CNN이라는 강력한 '원군'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SNS(소셜네트워트서비스) 최강 페이스북은 지난달 선보인 '페이퍼'로 뉴스앱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페이퍼는 기존 온라인 뉴스와는 달리 자체 편집진이 10여개의 뉴스를 직접 선별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상·하 2단으로 구성돼 있는 화면은 지금까지 나온 모바일 뉴스 앱 중 신문과 가장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면이 바뀔 때도 종이를 넘기는 듯한 느낌을 그대로 전해준다.
'이빨 빠진 호랑이' 취급을 당하는 야후도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 선보인 뉴스앱 '뉴스 다이제스트'로 제기를 노리고 있다. 뉴스 다이제스트는 신문의 조·석간 시스템처럼 아침·저녁 하루 두 차례 요약된 뉴스를 보내주는 것이 특징이다. 알고리즘과 편집자들이 '그날 꼭 알아야 할 뉴스'를 선택해 한 번에 최대 9개 뉴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흥미롭다.
큐레이션 방식의 뉴스앱은 국내 모바일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가져올 전망이다.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도 올 상반기 안에 큐레이션 형태의 뉴스앱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네이버의 모바일 검색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돌파하는 등 온라인 이용자들이 빠른 속도로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며 "온라인보다 검색이 불편하고 화면도 작기 때문에 단순하고 정제된 뉴스를 원하는 검지족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