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단은 수입차에 입문하는 30~40대 오너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차종이다. 이 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솔린 모델이 인기를 끌었으나 몇 년 전부터 디젤 모델의 인기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BMW 320d, 메르세데스 벤츠 C220d, 아우디 A4 TDI 등이 그런 모델들이다.
이런 독일차의 강세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브랜드는 디젤 라인업이 약한 일본차다.
인피니티는 바로 이런 점에 주목해 G시리즈의 후속 모델인 Q50에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더했다. 북미를 비롯해 해외에는 2.0 가솔린 터보도 출시되지만 한국에는 우선 디젤과 하이브리드만 나온다.
10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클럽에서 열린 시승회는 디젤 모델 중심으로 이뤄졌다. 디젤 모델이 판매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기도 하지만, 인피니티로서는 벤츠와 협업에 의해 장착한 디젤 모델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2.2d 모델에 얹은 엔진은 벤츠 C220d에 얹은 엔진과 같다. 최고출력은 170마력이고, 최대토크 40.8kg·m는 1600~2800rpm에서 발휘된다. 엔진이 같은 만큼 공회전 때의 소음은 비슷하다. 중저속 때 약간 거친 음을 내뱉고, 살짝 무거운 움직임 또한 닮았다. 공차중량이 1725kg으로 다소 무거운 탓도 있다.
대신 가속 때의 반응은 C220d보다 공격적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약간의 터보 랙 이후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면서 실력을 발휘한다. 탄력을 받은 이후의 가속은 머뭇거림이 없고 속 시원하다. 7단 자동변속기와의 매칭도 좋다. 디젤 엔진 고유의 특성상 4500rpm 이상을 활용하기는 힘들지만 2000~3000rpm 사이의 반응이 매우 활발하고 재빠르다.
이어서 만난 하이브리드 모델을 느낌이 정반대였다. 디젤 모델의 소음과 진동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저속에서 유령처럼 스르륵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속 반응은 기대를 뛰어넘는다. 지금까지 타본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빠르고 강렬한 가속 감각이다. 연비를 위해 배기량 작은 엔진과 모터를 조합하는 일반적인 공식에서 벗어나 파워풀한 조합을 이룬 덕분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에만 장착되는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AS)이 더해져 민첩하고 정확한 핸들링을 완성한다.
Q50의 가격은 2.2d 프리미엄이 4350만원, 익스클루시브가 4890만원이고, 3.5h 하이브리드는 676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비싸 보이지만 타 브랜드에 비하면 경쟁력이 있다. BMW의 '액티브 하이브리드3'는 8560만원으로 1800만원이 더 비싸지만 성능이나 연비는 Q50 하이브리드와 엇비슷하다. 게다가 차선 이탈을 바로 잡는 '액티브 레인 컨트롤'이나 앞차와의 추돌을 막아주는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 등 경쟁차에 없는 다양한 신기술도 Q50의 강점이다.
Q50은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춤으로써 연비와 파워 두 가지 모두 돋보이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여기에 가솔린 터보 모델까지 가세한다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해볼 만한 승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