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컨설팅그룹 양유 1차 면접에 참가한 200명의 구직자들이 인사담당 임원에게 회사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보고 있다./양유 제공
#사례="야근이 많은 것 같은데 사내 분위기가 좋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지난해 보너스는 얼마나 나왔나요."
지난 8일 치러진 브랜드 컨설팅그룹 양유의 1차 면접에서 쏟아진 질문들이다. 4~5명의 면접관이 구직자 한두명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반적인 면접과는 달리 서류 전형을 통과한 200명의 구직자가 한자리에 모여 인사담당 임원 한명에게 회사에 대한 궁금증을 자유롭게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돼 뜨거운 열기가 2시간 넘게 이어졌을 정도다. 양유 관계자는 "이같은 역방식 면접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소문나면서 이번 공채에 무려 1800명이 넘게 지원했다"며 "지원자들의 진정성을 평가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열린 채용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면접 방식 또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역방식, 요리, 캠핑, 미각테스트 등 기업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이색적인 면접 아이디어가 '스펙맹신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구직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식품업체인 샘표는 구직자 4~5명이 한 팀을 이뤄 직접 재료와 요리 주제까지 정하는 '요리면접'을 올 상반기 공채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마케팅 부서 지원자는 어떻게 요리를 판매할지, 연구팀 지원자는 요리법 개선방안 등을 만들어진 음식과 함께 발표하는 방식이다.
김서인 샘표 인사팀 이사는 "음식을 만들고 발표를 하는 과정을 통해 인성과 팀워크, 창의력 등을 체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성적·전공을 따지지 않는 열린채용을 실시중인 이랜드그룹은 1박2일의 합숙면접을 통해 시간을 두고 지원자를 평가한다. 조별로 미션 3~4가지를 주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보는 방식이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맛을 구별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미각테스트를 실시한다. 소금물의 농도를 5단계로 구분해 진한 순서를 찾아내는 등 매년 출제 내용이 조금씩 달라진다.
하이트진로는 주류회사답게 '음주면접'을 통해 주도에 대한 이해와 인성을 점검한다. 주량과 상관없이 지원자들의 태도를 살핀다는 설명이다.
◆솔직하고 성실하게 임해야 합격
채용에 앞서 임직원 1명과 구직자 5∼10명이 팀을 이뤄 캠핑하면서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도 있다. CJ그룹은 '내:일을 말하다,아웃도어 멘토링' 행사를 15일 진행한다. 취업 준비로 지친 구직자들이 탁 트인 야외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선배 사원들에게 값진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김화수 잡코리아 대표는 "'스펙초월'이 올 채용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색면접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기업들이 이색면접을 통해 구직자의 애사심과 열정, 남다른 경험을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솔직하고 성실하게 임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