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Review
뮤지컬 '삼총사'는 2009년 한국에서 초연된 이래 성공가도를 달렸다. 한국 흥행은 물론이고 국내 제작진들의 손에서 90% 이상이 재창작된 버전으로 일본까지 진출해 뮤지컬 한류의 꽃을 피웠다. 이달 초부터는 한국 세종문화회관과 일본 도쿄 국제포럼극장 무대에 동시에 오르며 국내 최초로 한·일 동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이 같은 '삼총사'의 이유 있는 인기와 앞으로 더 큰 무대로 뻗어나갈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다.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뒤마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빠른 속도감과 경쾌함으로 남녀노소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데, 관객 중에는 중국인과 일본인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 한국 공연에서는 일본 관객을 배려해 일본어 자막을 선보여 왔으나 이번에는 일본어와 중국어 자막을 함께 선보인 점이 눈길을 끈다.
'삼총사'가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통하는 이유는 물론 아이돌 스타의 무더기 출연 영향이 크다. 그러나 공연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준다. 이 작품은 한편의 블록버스터 히어로물을 감상하는 것처럼 오락성이 뛰어나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고민할 필요가 없이 시종일관 칼을 맞대며 정의와 "우리는 하나"를 부르짖는 삼총사와 달타냥의 활약상을 눈으로 그저 따라가면서 즐기면 된다.
삼총사와 달타냥이 추기경의 부하들을 상대로 현란한 검투 액션을 펼치는 모습이 눈 앞에서 속도감 있게 펼쳐져 흥미진진하다. 극에 잘 어울리는 흥겨운 음악은 마치 주인공들과 함께 말을 타고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그림자를 활용하거나 달리는 마차를 표현하는 등 무대의 완성도도 높다. 극을 한국적인 정서로 각색해 관객의 참여도 높였다.
순수하고 명예를 중요시하는 달타냥(성민·준케이·키·박형식·송승현), 순정을 간직한 아토스(신성우·유준상·이건명·김형균), 여심을 사로잡는 아라미스(김민종·민영기·손준호), 터프한 상남자 포르토스(김법래·조순창) 등 각 캐릭터가 지닌 매력과 유머러스함은 다양한 배우들의 매력과 어우러져 관객을 사로잡는다. 초반엔 무더기 캐스팅으로 논란이 되긴 했지만 이 작품 만큼은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편이다.
무엇보다 아이돌 배우들의 기대 이상의 활약이 논란을 잦아들게 하며 흥행에 날개를 달게 했다. 달타냥 역을 맡은 슈퍼주니어의 성민이나 달타냥의 여인인 콘스탄스 역의 예은은 탁 트인 발성과 가창력으로 배역을 무리 없이 소화한다.
그러나 일부 배우의 실력이 미치지 못하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정의만을 부르짖는 단편적인 캐릭터도 관객을 끝까지 몰입시키지 못하고 마지막에 다소 힘이 빠진다. 그럼에도 이 공연을 본 관객의 반응은 뜨겁다. 일본 시장 성공 다음 단계로 준비 중인 중국 및 동남아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문의: 02) 764-7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