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영업정지가 제조사·영업점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통신 시장이 침체되면서 휴대전화 판매 실적 부진, 영업점 판매점은 소득 부재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사진=손진영 기자 son@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결국 휴대전화 제조사와 영업점(대리점·판매점)에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시장이 조용해졌다. 영업정지가 시작된 지난 13일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7600건, 14일 9120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알뜰폰(MVNO)을 제외하면 13일은 3621건, 14일은 4733건에 불과하다. 이는 영업정지 직전 10~12일에 일평균 6만4000건의 번호이동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통신시장이 침체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조사나 영업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규 가입자 및 번호이동 가입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길을 가다 돌아보면 문을 닫은 영업점도 눈에 띌 정도다.
제조사 역시 이통사 영업정지의 직격탄을 맞았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팬택은 '베가 아이언2'를 다음달 중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이마저도 영업정지가 끝나는 5월 중순께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의 단말기 판매에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팬택은 이번 이통사 영업정지의 최대 피해자가 된 셈이다.
팬택 관계자는 "이통사 영업정지가 시작되면서 막상 자체적인 대안은 커녕 시장 상황만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미래부측에서 밝힌 이통사를 통한 지원 대책은 아직 협의중인 것으로만 안다"고 설명했다.
팬택은 현재 박창진 부사장이 직접 나서 방통위와 미래부 설득에 나섰다. 박 부사장은 지난 13일 방통위가 이통사 추가 영업정지를 의결할 당시 전체회의 참관을 위해 방통위 상임위원들을 만나 설득한데 이어 17일에도 미래부를 찾았다. 워크아웃에 영업정지까지 맞물려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 대책 마련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점 역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 이통사 대리점주는 "이통사 영업정지는 결국 소상공인들 죽이기일 뿐"이라며 "어떤 대책 마련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두 길거리로 몰리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상황에 막상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조용하기만 하다. 특히 최문기 미래부 장관이 이통사 영업정지 직전 이통 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지며 영업정지 기간 중소 제조사나 영업점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청했지만 사실상 이에 대한 실질적 대안 마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통사 역시 자체적인 지원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에도 팬택 등 주력 단말기 일부 물량 조달 계획은 협의중에 있다"면서도 "직영 대리점에 대한 지원계획은 마련 중이지만 판매점에 대한 지원계획은 우리도 챙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