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니언(티몬 직원을 지칭하는 말)' 중에는 떠밀려서 일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자신합니다. 연말 장기자랑 등 사내행사도 지원자가 넘쳐서 오디션을 통해 최종 참가자를 선발해야 하죠. 직원들 사이에서 '내 몸에 주황색(티몬 상징색) 피가 흐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입니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의 이승민 인사기획실장은 사내문화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4년 전 5명으로 시작해 현재 1100명이 넘는 수준으로 회사가 성장한 배경에는 이렇듯 모든 일을 자발적으로 처리하는 사내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다른 벤처기업 직원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톡톡 튀는 인사·복지제도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티몬 직원들이 지난 6일 열린 '해피아워'에서 치맥을 즐기고 있다.
우선 티몬의 채용절차 중에는 '서드아이'라는 독특한 방식이 눈길을 끈다. 직책·직급에 상관없이 티몬의 기업문화에 가장 부합하는 티모니언 15명으로 구성된 서드아이는 대표가 합격시킨 사람도 떨어뜨릴 수 있을 정도의 막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서류, 1차·2차 면접을 통과한 구직자들은 2~3명의 서드아이에게 1시간여의 면접을 통해 스스로를 '주황색 피'로 물들일 수 있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 스펙이나 능력이 뛰어난 구직자보다는 티몬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런치앤런(Lunch&Learn;)'도 티몬만의 자랑거리다. 남다른 재능이나 취미를 지닌 티모니언이 직접 강사로 나서 동료들을 상대로 재능을 기부하는 형식이다. 지난해 4월 도입 당시에는 '강사 지원자가 얼마나 될까'하는 우려가 컸지만 커피 제대로 즐기기, 애견 길들이기, 가죽팔찌로 뽐내기 등 매달 한차례씩 진행되는 강의가 큰 인기를 끌면서 강사 지원은 물론 수강신청도 넘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수사원 포상방식도 톡톡 튄다. 분기와 연말 각 부서에서 업무성과가 뛰어난 직원은 물론 기업문화에 기여한 직원도 선발하는 '몬스터어워즈'를 연다. 단순히 트로피와 상금만 주는 것이 아니라 사내 카페 '명예의 전당'에 사진과 함께 공개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돕는다.
티몬 사내 카페 '명예의 전당'에 몬스터어워즈 수상자들의 사진이 걸려있다./손진영기자 som@
이밖에 2개월에 한번씩 팔씨름 대회, 호프데이 등 재미난 이벤트로 진행하는 '해피아워', 3개월에 한번씩 유명인사를 초빙하는 '인사이트 특강' 등도 티몬만의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사내방송 '티몬TV'도 눈길
티몬의 소통 문화도 남다르다. 벤처업계에서는 드물게 사내 방송인 '티몬TV'를 만들어 회사와 관련된 이슈는 물론 각종 행사, 직원들의 경조사 등을 직접 전달한다. 특히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대표의 연설에도 기발한 퍼포먼스를 가미해 케이블방송보다 재미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티몬 사내에 마련된 휴계실에서 직원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손진영기자 son@
모든 임직원이 '한 팀(One Team)'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자는 취지로 매 분기 진행하는 타운홀 미팅, 매월 경영진과의 편안한 대화의 시간인 '톡톡 위드 시이오(Talk Talk with CEO)'와 '톡톡 위드 리더(Talk Talk with Leader)'도 티몬의 끈끈한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흑자로 돌아선 티몬은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도 노력중이다. 연봉은 이미 중견기업 수준에 도달했고 매년 본인 또는 가족들이 사용할 수 있는 종합건강검진권, 고급 피트니스센터 이용권, 티몬 적립금 등도 지급해 직원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사세 확장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매달 공채(tmon.saramin.co.kr)도 실시중이다. 이를통해 올해 200명 이상의 티모니언을 뽑을 예정이다.
이런 인재를 원한다
앵무새 답안 안통해요
"티몬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회사를 꿈꾸는 기업입니다. 세계 최고의 유통기업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진 인재라면 누구나 티몬에서 큰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이승민 인사기획실장은 시키는 일을 잘하는 인재보다는 티몬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개척자적인 생각을 가진 인재들이 많이 지원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평균 연령이 낮아서인지 사내 분위기가 밝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입사자에 대한 교육을 일주일로 늘렸다. 덕분에 평균 연령 30세 이하인 직원들이 티몬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 같다. 사내행사·문화를 기획하는 '기업문화실'과 직원 교육을 담당하는 '인재개발실'에서 마련한 다양한 제도들도 직원들이 즐겁고 안정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업무 강도는 어떤가
▶▶벤처기업이다 보니 업무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 다만 직원들이 보다 편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로 정했고 점심시간도 북적이는 시간을 피해 오후 1시로 옮겼다. 이런 사소한 변화들이 쌓여 즐거운 기업문화를 만든다고 판단한다.
▶합격비법을 공개한다면
▶▶면접 준비를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앵무새처럼 모범답안을 말해 합격하더라도 티몬의 자발적인 문화를 견디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자신의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 티모니언이 되는 지름길이다.
/이국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