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 금감원 금융교육국 금융교육운영팀장은 금융 또한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진영기자
# 새내기 대학생 A씨는 지난해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부업체로부터 1500만원(연 39%)을 대출받았다. 이후 고금리 이자를 감당하지 못했던 그는 늘어난 채무액 속에 결국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말았다.
과도한 채무를 안고 캠퍼스에 첫발을 내디뎠던 A씨의 경우처럼, 일부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꿈꾸던 연애와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해보기도 전에 고액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감당해야하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지난 17일 메트로신문과 만난 김동하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운영팀장은 "이제 막 20살이 된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자연스럽게 금융거래에 발을 들여 놓지만, 적절한 금융교육을 받지 못해 각종 금융피해에 쉽게 노출된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을 알고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41개교, 4만8000여명의 새내기 대학생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진행했다.
그는 특히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예방과 학자금 마련, 위험상품 가입시 유의사항 등을 집중 교육하면서 금융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부족한 대학생들이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볼 때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최근 대학생들을 보면 금융에 관심이 많은 이들과 아예 관심이 없는 이들, 그리고 관심은 있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류로 나뉘는 것 같다"며 "'금융'이라는 것은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면 절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에게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자금'의 경우, 정부의 '든든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거나 '농어촌 출신 대학생 학자금 융자'등을 이용하면 연 2.9%의 낮은 금리 또는 무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 학자금 대출자는 특히 군복무 기간 약정 이자가 면제되기 때문에 더 든든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생명보험 사회공헌위원회의 '착한대학생 대출'과 한국장학재단의 장학금 제도까지 이용하면 학자금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이를 알지 못한 대학생들이 등록금 부담과 취업난 등 어려운 현실 탓에 각종 금융사기 피해와 고금리대출 사용 등에 타깃이 된다는 점이다.
김 팀장은 "실제 매년 등록금 납부시기에 금융사기범들이 자금이 부족한 대학생들을 노려 사기성 대출이나 다단계 업체 물품 강매 등을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며 "제3자가 장학금을 주거나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유혹하면서 대출을 받을 것을 요구하면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사기범에게 속았더라도 직접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으면 본인이 상환책임을 져야 하고 피해구제도 어려우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금융대출 사기가 의심되면 경찰서에 신고하거나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국번 없이 1332)로 문의하라"고 강조했다.
결국 금융에 대한 기본 지식과 돈에 대한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 성공적인 재테크의 출발인 셈이다.
김 팀장은 "기본적인 습관을 만들어 가는 것이 20살이 가져야 할 금융에 대한 올바른 자세"라며 "우선 주거래 은행을 잡아 수시 입출금 통장을 만들고 소득이 생기면 입금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어 "휴대전화요금과 학자금 대출 이자 등은 통장에서 자동 이체되도록 해 신용을 관리하고 무분별한 소비를 줄이기 위해 가계부 등을 작성하면서 자산관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의 마음으로 경제신문을 꾸준히 읽고 경제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