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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재계, 가업승계 주식 증여·상속세 개편 목소리낸다

재계가 가업승계 주식에 대한 증여세와 상속세 개편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이는 최근 정부가 가업상속공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가업승계지원 요건이 주요 선진국보다 까다로워 가업승계 세제지원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27일 '상속·증여세제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과세를 감안하면 상속·증여세율이 최고 65%에 달한다"며 "과세부담은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지원은 일본·독일·영국 등 선진국보다 불리해 원활한 가업승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주요국에서 상속·증여세 제도가 갖는 부의 집중완화 기능에 대한 회의론이 일며 상속세 자체를 폐지하거나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추세하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해 가업상속공제를 늘려가고 있지만 공제한도 설정, 업력·업종 제한 등으로 인해 의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가업상속 원활화를 위한 상속·증여세제 개선과제로 ▲가업승계 주식에 대한 증여세 납세유예제도 도입 ▲업력과 관계없는 동일한 가업상속공제한도 적용 ▲가업승계 지원 업종 제한 완화 ▲상속세 과세방식 변경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평가 재설계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의는 우선 가업승계 주식에 대해 증여세를 상속시점까지 납세유예한 후 가업상속세로 정산해줄 것을 요구했다. 정부가 2008년 도입한 '가업승계주식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는 가업승계목적의 주식증여시 증여재산가액 최대 30억원을 한도로 5억원을 공제한 후, 남은 금액에 대해 10%의 저세율로 과세한다. 과세특례 적용주식은 부모 사망시 상속재산에 합산돼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갖추면 100% 공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30억원을 초과하는 증여주식은 10~50%의 일반 세율로 과세된다.

현재 주요 선진국은 가업승계를 목적으로 한 증여와 상속을 구분하지 않거나 증여세를 상속시점까지 유예하는 과세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일본은 가업승계주식 증여에 대해 승계자가 5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고용의 80%를 유지하면 증여세를 상속시점까지 납세유예한 후 상속 시 증여세는 면제하고 80%의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해 상속세를 부과한다.

독일과 영국은 상속과 증여를 구분하지 않는다. 독일은 상속과 증여 구분없이 5~7년간 가업을 영위하며 고용의 80~100%를 유지하면 가업승계자산의 85~100%를 상속세나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한다. 영국은 별도의 고용유지의무 없이 가업상속과 증여에 대해 동일하게 승계자산별로 50%~100%를 공제한다.

주요국에 비해 엄격한 피상속자의 과거 업력요건 규정도 원활한 가업승계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독일과 일본은 가업승계 지원에 피상속자의 과거업력 기간에 대한 요건이 없고, 영국은 2년간 가업을 영위하면 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피상속자가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해야만 가업상속공제를 받을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피상속자의 업력기간에 따라 상속공제한도를 20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까지 차등 적용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본·영국은 피상속자의 과거 업력기간과 관계없이 동일한 세제지원을 하고 있으며, 독일은 과거 업력이 아닌 가업승계 후 승계인의 가업유지기간과 고용창출 규모에 따라 공제율을 차등적용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열거된 업종에 한해서만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열거주의 방식'을 '포괄주의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열거주의 방식을 택하는 우리나라는 ▲보안시스템 서비스업 ▲사업시설 유지관리 서비스업 ▲택배업 등 법에서 열거되지 않은 서비스업종은 가업승계에 대해 지원받을 수 없다. 반면 독일과 영국은 가업승계 지원 업종에 대한 제한이 없고, 일본은 자산관리회사 등 일부 업종만 지원을 배제하는 '포괄주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상속세 과세방식을 현행 '유산과세방식'에서 '취득과세방식'으로 전환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우리나라와 영국은 상속인 각자의 상속분에 따라 분할하지 않고, 피상속인의 유산총액을 과세표준으로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유산과세방식'을 운영중이다. 그러나 독일·일본 등을 비롯해 상속세제를 유지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상속인 각자가 취득한 상속재산을 과세기준으로 하여 상속인별로 누진과세하는 '취득과세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전수봉 조사본부장은 "우리나라 상속·증여세가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가량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세계적으로 세율이 높아 개별 납세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며 "가업승계 세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기업투자를 유도하고 경쟁력을 갖춘 장수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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