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공식일정 마지막 날인 28일(현지시각) 프랑크푸르트로 건너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만났다.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4년 12월 경제개발을 위한 종자돈인 상업차관을 빌리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 데 이어 딸인 박 대통령이 꼭 50년 만에 독일을 다시 찾아 그들의 손을 잡고 감사를 표한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시 독일에서 1억5900만 마르크(약3500만 달러)의 차관을 얻는데 성공했다. 1만여 파독 간호사와 8000여 광부들의 임금을 담보로 한 것이었다. 이 차관과 이들이 국내로 송금한 외화는 추후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등을 건설하며 우리 경제가 재건의 길로 들어서는 초석이 됐다.
현재까지 독일에 체류 중인 파독 근로자의 수는 약 3300명(광부 1300명, 간호사 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50년이 흘러 딸인 박 대통령은 이날 드레시덴시의 한 호텔에서 1960~70년대 독일에 파견돼 활동하다 지금은 백발이 성성한 광부와 간호사 각각 9명씩을 만나 고국 발전에 기여했음을 치하하고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위로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말 그대로 저개발 국가였던 시절 후손들에게 잘 사는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먼 이국에서 고생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원조공여국으로 성장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에서 동독지역의 대표적인 종합대학이자 독일 5대 명문 공대의 하나인 드레스덴 공대를 방문해 정치법률분야 명예 박사학위를 받고 통일 구상인 '드레스덴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다.
이 구상에는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낙후한 인프라 건설이나 주민생활고 해결 등을 위한 경제분야의 협력을 넘어 정치와 행정·교육·문화 교류까지 망라하는 포괄적인 대북지원 방안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