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투자증권 김정호 연구원은 지난 27일 메트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흥취약 5개국의 최근 증시 차별화는 경상수지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진영기자 son@
'사면초가'에 처한 신흥국 금융시장의 난제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향후 신흥취약 5개국이 자넷 옐런 미 연준의장의 조기 금리인상 시사 발언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까 하는 점이다. 미국의 출구전략에 취약한 5개국으로 브라질과 남아공,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꼽을 수 있다.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 김정호 연구원은 지난 27일 메트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넷 옐런 연준의장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은 그간 우려로만 회자돼 온 금리 인상, 즉 '타이트닝(긴축·tightening)'을 가시화 시켰다"며 "기자회견 이후 시장의 반응은 일단 '제한적'이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지난해 6월 버냉키 전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 이후 글로벌 자금의 방향성은 빠르게 재편됐다"면서 "그러나 신흥취약 5개국으로 묶였던 이들 증시의 향방은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의 최근 증시 차별화는 바로 경상수지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브라질과 터키의 경상수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동안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경상수지는 개선세를 나타내며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다"고 진단했다. 특히 에너지와 곡물 수출비중이 높은 인도의 경우, 유로존 수요회복과 최근 곡물가격 상승으로 수출여건이 좋아졌다. 중국, 일본, 한국을 수출 대상국으로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역시 수출 대상국의 수요회복 함께 경상수지가 빠르게 개선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지난해 6월처럼 금리인상을 통한 악재와 호재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 김 연구원은 "향후의 금리 인상은 유동성 회수와 자금이탈의 가속화라는 측면에서는 신흥국에 악재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금리 인상이 미국 경기회복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오히려 이들 증시에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