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장들이 집무실 책상 아닌 '현장'으로 업무 환경을 바꾸고 있다.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거래 기업들을 직접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에 전력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민국 1호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왕성한 현장경영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권 행장은 지난달 서부지역본부와 강서, 제주지역본부 소재 중소기업을 시작으로 이달에는 경서지역본부와 경수지역본부, 경동지역본부 소재 기업을 방문했다. 은행의 현장경영이란 곧 고객과의 소통이라는 게 권 행장의 생각이다. 권 행장은 전국 18개의 지역본부와 영업점 등을 돌면서 현장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지난달부터 중소·중견기업을 현장 방문하는 '희망 징검다리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이 행장의 중소기업 현장 방문 투어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수도권 지역의 판교테크노밸리를 시작으로 오는 4월 3일까지 충청지역의 과학벨트, 부산서부지역의 산업단지, 대구경북지역의 구미공단과 호남지역의 남해안벨트 등 전국 5개 권역에 위치한 100여개의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방문해 현장의 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투어에는 중소기업청 지방청장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본부장 등이 동행해 민관합동으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주하 농협은행장도 최근 현장경영을 재개했다. 지난달 영업부를 방문해 직접 펀드를 가입하고 마케팅 직원들을 격려했다. 지난 18일에는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외국계 비료회사를 '카길'을 방문했다. 김 행장은 "지난 2004~2005년 남대문기업금융지점장 때 첫 인연을 맺은 회사여서 꼭 방문하려고 했으나 미뤄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카길의 주거래은행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수장들의 이 같은 행보는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조직 분위기를 수습하는 동시에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발걸음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