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낮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지역에서 해상사격 훈련을 시작했다. 특히 이날 발사한 수백발의 포탄 중 일부가 NLL 남쪽 해상으로 떨어지며 우리 군이 즉각 대응사격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해상사격 훈련 중 NLL 이남 지역에 (북측 포탄) 일부가 낙탄했다"며 "우리 군도 NLL 인근 이북 해상으로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NLL 남쪽 해상으로 떨어진 북한군 포탄 수만큼 NLL 북쪽 해상으로 대응사격을 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은 2010년 8월9일에도 서해상으로 117발의 해안포를 사격했고, 이 중 10여 발이 백령도 북쪽 NLL 이남 1~2㎞ 해상으로 떨어졌지만 당시 우리 군은 대응사격을 하지 않았다.
북한군의 NLL 해상사격훈련에 대비해 우리 군은 육·해·공군 합동지원세력을 비상대기 시켰다. 육군과 해병대는 화력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공군 전투기와 해군 함정도 초계 활동을 강화했다. 특히 F-15K 전투기는 NLL 이남 해상에서 초계 비행을 했다.
군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령도와 연평도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고, 주민들과 학생들은 연평고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로 대피했다.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긴박한 대응태세에 들어갔다. 안보실은 북한의 도발 상황이 계속되는 점을 감안해 실시간 상황 대응에 주력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는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개최할 계획이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8시께 서남전선사령부 명의로 우리 해군 2함대사령부로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서해 NLL 인근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한다고 통보했고 낮 12시15분께 실제 사격훈련에 돌입했다.
북한이 우리 측에 통보한 해상사격구역은 백령도 NLL 북쪽에서 연평도 북쪽 대수압도 인근까지 7개 구역으로, NLL 기준으로 우리측 수역에 최대 0.5노티컬마일(0.9㎞)까지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황해도 장산곶과 옹진반도, 강령반도의 해안가를 비롯한 서해 기린도, 월내도, 대수압도 등에 해안포 900여문을 배치해 놓고 있다. 해주 일원에 배치된 해안포만 100여문에 이른다. 해안포는 사거리 27km의 130mm, 사거리 12km의 76.2mm가 대표적이며 일부 지역에는 사거리 27km의 152mm 지상곡사포(평곡사포)가 배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