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KB국민은행 임직원들과 가족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우)우리은행 미술대회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넓은 운동장에서 그림을 그리고 클래식에 대해 배우며 다문화 어린이들과 언어를 교환한다'
나열된 활동들은 문화 프로그램이 아니다. 봄을 맞아 소풍을 나온 은행의 이야기다. 은행이 창구를 벗어나 밖으로 소풍을 나왔다.
그간 돈을 빌려주고 회수하는 등 차갑다는 인상이 강했던 금융기관이 '따뜻한 금융'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는 메세나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66년 미국 체이스 맨해튼 은행의 회장이었던 데이비드 록펠러가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 일부를 문화예술 활동에 할당하고자 건의했던 '메세나'가 은행권에도 활발히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우리은행은 '꿈 그리고 축제!'를 주제로 '제20회 우리미술대회'를 개최한다.
1995년 초대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 20년간 총인원 70여만 명이 참가했던 '우리미술대회'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미술을 통해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특히 오는 5월 17일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본선대회에는 우리다문화장학재단 어린이 50여명도 초청해 문화나눔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클래식 유망주를 발굴하는 '신한음악상'을 연다.
올해로 6번째 열리는 신한음악상은 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제정한 음악상으로 순수 국내파 클래식 유망주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신한은행의 메세나 사업 중 하나다.
시행 첫 해는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 피아니스트 김규연, 바리톤 김주택과 오보이스트 조은영 등 4명의 차세대 음악가들을 수장자로 배출하기도 했다.
오는 5월 2일까지 접수 가능한 신한음악상은 해외 정규 음악교육 경험이 없는 1996년 3월 1일 이후 출생한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지자를 대상으로 피아노, 성악, 바이올린, 첼로 등 총 4개 부분으로 진행된다.
하나금융 역시 클래식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10년부터 클래식 연주와 음악 감독의 해설이 어우러진 연주회식 강좌 '하나 클래식 아카데미'와 서울시립교향악단 후원을 통한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는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의 '하나 클래식 시리즈'의 타이틀 스폰서로서 공연을 함께 한다.
한국메세나협회 관계자는 "그간 기업공헌활동이라고 하면 단순 공연관람이나 일회성 봉사에 그쳤다면 최근 몇년간은 장기적 관점에서 공헌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며 "모든 양식이 기업들에 맞는 것은 아니지만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이나 예술인과의 1대1 맞춤 지원 등 해당 기업체의 비즈니스 역량에 맞는 방안을 확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