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보험공단이 흡연으로 유발되는 주요 암질병에 대해 담배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키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담배에는 니코틴·타르 등 발암인자 및 독성물질이 많아 폐와 관련된 암 또는 기관지계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담배가 일으킬 수 있는 질병 중에는 일상 속에서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질병이 있다. 국민 100명 중 2명에서 3명이 경험한다는 탈장이 그것이다. 사실 탈장과 흡연의 상관관계는 의학계에서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흡연 후 잦은 기침, 복압 상승으로 탈장 초래
탈장은 내장을 받쳐주는 근육층인 복벽이 약해지면서 생긴 구멍을 통해 장이 복벽 밖으로 밀려나온 현상을 말한다. 탈장의 원인은 크게 복압의 증가, 복벽 조직의 약화 등 두 가지이다. 흡연은 이 두 가지 종류의 탈장을 모두 유발할 수 있다. 먼저 흡연 시 유발되는 기관지염으로 인한 만성기침은 복압을 상승시켜 탈장을 유발 시킨다.
지속적인 기침이 복압을 끊임없이 상승시키면 약해진 복벽 중 주로 사타구니 주변이 돌출되는 서혜부 탈장을 유발한다.
서혜부 탈장은 탈장의 75%를 차지하는데, 남성의 경우 어렸을 때 복부에서 사타구니로 고환이 내려온 흔적 때문에 일종의 '터널'이 있어 여성보다 더 쉽게 서혜부 탈장이 일어날 수 있다.
두 번째로 흡연 시 마이오스타틴(myostatin)이라는 물질의 생성이 증가한다. 이 물질은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작은 혈관들을 파괴하고 종합적으로 복벽의 조직을 약화시켜 탈장을 일으킨다.
◆배꼽 및 사타구니가 튀어나오면 탈장 의심해야
탈장이 생기면 서서 배에 힘을 줄 때 사타구니나 배꼽부위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데, 눕거나 해당 부위를 누르면 다시 뱃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밖에 기침을 할 때 배 안에서 압력이 느껴질 때도 탈장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탈장은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탈장은 구조적인 결함이기 때문에 자연 치유되거나 약물치료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발견 즉시 수술하는 것이 좋다. 탈장 수술은 위급하거나 복잡한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병원이 아니라도 복강경시술의 전문인력을 보유한 소화기센터나 외과가 개설된 전문병원에 내원해 수술을 받으면 된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장은 "탈장 수술 경력이 있는 흡연자라면 수술이 끝났다고 방심하지 말고 재발을 막기 위하여 금연을 시도할 것을 추천한다"며 "고령 및 비만, 전립선 비대증, 과도한 육체노동이나 운동 등의 위험인자에 노출된 사람이라면 더욱 금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