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이·악동뮤지션 등 개성있는 뮤지션을 발굴한 SBS 'K팝스타'가 오는 6일 톱 2 결정전에 이어 13일 최종 결승전을 치른다. 차세대 K-팝 스타 후보인 권진아·샘김·버나드박 의 각양각색 매력과 최후의 1인이 되기위한 전략을 분석해본다.
◆ '새벽에 듣고 싶은 목소리' 권진아
권진아(18)의 존재감은 톱 8 진출 경연 무대가 펼쳐진 지난달 2일 드러났다. 당시 프라이머리의 '씨스루'를 권진아 특유의 기타선율과 미디엄템포로 편곡한 그는 세 명의 심사위원을 들썩이게 했고 방송 후 이틀 만에 권진아의 경연 영상은 200만 건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네이버TV캐스트·유튜브)했다. 온라인 음악사이트들을 통해 공개된 음원도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권진아는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권진아의 가장 큰 매력은 새벽에 감성을 깨울 수 있을 정도의 맑은 쇳소리다. 뿐만 아니라 팝·가요 등 모든 장르를 '권진아화'하는 마력을 지녔다. 지난달 16일 톱 8 생방송 경연에선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를 어쿠스틱버전으로 불러 양현석으로부터 "권진아가 지닌 그루브는 가만히 있어도 듣게끔하는 목소리에 있다"고 극찬했다.
'씨스루'부터 눈에 띄게 성장한 권진아에게도 극복해야 할 점이 있다. 어쿠스틱한 감성이 장점이자 단점이며, 이 때문에 변화를 시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톱 10 결정 배틀오디션(2월)에서 태양의 '아이 니드 어 걸'을 기타 연주와 함께 선보인 그는 박진영으로부터 "슬픈 건 잘하는데 기쁜 노래를 잘 못한다. 이 노래는 아기자기한 면과 장난스런 부분을 살리는 게 중요한데 가사와 노래가 안 맞는다"라며 혹평을 듣기도 했다.
◆ '목소리가 악기, 애틀랜타 소울남' 버나드 박
버나드 박(22)은 중저음의 안정된 목소리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톱 4 생방송 무대에서 리차드 막스의 '라이트 히어 웨이팅'을 부른 그는 소울 충만한 목소리로 심사위원 점수 299점을 받아 강력한 경쟁자 샘김(284점)과 권진아(292점)를 압도했다. 'K팝스타' 사상 최초로 두 명의 심사위원에게 100점을 받은 사례였다. 유일하게 99점을 준 박진영은 "버나드가 이렇게 노래하는 날은 이길 수 없다. 딱 자기 감성이 걸리면 목소리와 울림의 급이 다르다. 동양인에게서 나올 수 없는 울림이다"고 극찬했다.
버나드 박의 이날 무대 영상은 방송 후 하루가 지나기 전에 조회수 100만 건(네이버TV캐스트)을 기록하며 그를 차세대 K-팝 스타로 점치는 팬이 많아지고 있다.
가요보다는 팝에 강하다는 면에서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서는 선곡이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난달 2일 톱 10 결정 오디션에서 김태우의 '하고 싶은 말'로 가요에 도전한 그는 양현석에게 "목소리 톤이 항상 무겁다. 좀 가벼워진다면 톱 3 진출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조언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역대급 기타 그루브, 천재 기타 소년' 샘 김
톱 3 막내 샘 김(16)은 '춤추는 기타'라는 애칭과 함께 천재 기타 소년으로 불린다. 샘 김은 지난해 12월 본선 1라운드 경연에서 에이모스 리의 '스위트 피'와 게이브 본독의 '스트롱걸 덴'을 선보였고, 양현석은 "톱 3 후보로 점치겠다. 한 순간도 몸을 가만히 둔 적 없다"며 그의 첫 무대와 기타 실력에 감탄했다.
랩핑도 수준급이다. 라디의 '아임 인 러브'와 지드래곤의 '그XX'로 랩을 시도해 시청자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타 없이 노래한 모습을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아 장르의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으며 무대 위 잦은 실수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샘 김은 상중하 오디션에선 스티비 원더의 '수퍼스티션'을 긴장한 탓에 가사실수를 했고 같은 날 주어진 두 번째 기회에서도 앨런 스톤의 '더 베드 아이 메이드'를 불안한 박자로 소화해 혹평받았다. 최근 톱4 생방송 무대에서도 벤어킹의 '스탠드 바이 미'를 부르며 가성처리에 아쉬움을 남겼다.
◆ 문자투표 40%…버나드박·샘김 남풍 불까
엔터테인먼트는 여성 중심의 산업이라해도 무방하다. 최근 삼촌팬이 관심받긴 했으나 여전히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고 앨범을 사거나 문자 투표를 하는 등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건 남성 스타를 좇는 여심이다.
오디션 방송 엠넷 '슈퍼스타K' 시리즈의 역대 우승자는 서인국·허각·로이킴 등 모두 남성이었으며 시즌 방송 때마다 문자투표의 비중을 낮춰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슈퍼스타K' 시즌5의 경우 시청자 투표 비율이 60%를 차지하며 심사위원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K팝스타 3'의 경우도 비슷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공식 팬카페 회원수를 조사한 결과 버나드 박은 '버빠'라는 약 2000명의 팬을 형성한 상태이며, 샘 김도 귀여운 매력으로 버나드 박에 버금가는 열혈팬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권진아에게도 아직 희망은 있다. 'K팝 스타'는 이하이·박지민 등 유독 여성 참가자가 강세를 보였으며 이는 상대적으로 문자투표 비중(40%)이 낮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권진아도 버나드 박과 샘김 못지 않은 약 2000명의 지지층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투표에서도 세 사람의 박빙의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