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봄이 오면서 나들이를 즐기는 인파가 부쩍 늘었다. 화창한 날씨에 최근 몇년간 이어지는 '걷기 열풍'까지 더해져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향한다. 세계적인 여행 안내서 '론리 플레닛'은 최근 도보 여행자를 위해 '전 세계 8대 걷고 싶은 길'을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걷고 싶은 길은 어디일까.
대망의 1위는 페루 '잉카의 길'이 차지했다. 스페인 정복자들을 피해 고대 잉카인들이 세운 비밀의 도시 마추픽추. '잉카의 길'은 쿠스코에서 출발해 해발 2400m에 위치한 미추픽추까지 장장 3박 4일을 걸어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다. 마땅한 숙소가 없어 산 속에 텐트를 쳐야하고 전문 요리사를 대동해 노상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그래도 죽기전에 한번 걸어보고 싶다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페루 여행협회 홍보 담당자 프란시스코 바실리는 "손자와 함께 오는 할아버지도 있다"면서 "온몸이 부서질것 같을 때 탁 트인 마추픽추의 전경을 보는 기분은 느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 전문가들은 페루의 건기인 4월에서 10월 사이가 '잉카의 길'을 걷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조언한다. 참가비용은 1인당 500달러(약 52만원) 정도다.
2위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이 차지했다. 콜로라도 강이 암석을 깎아 긴 시간동안 빚어낸 절경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한다.최대 고도 1600m의 산들이 446km나 이어져 있다. 칠레 남부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이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242㏊에 달하는 면적위로 난 길을 걷고 있으면 높이 3000m에 달하는 눈덮힌 산이 사나운 인사를 건넨다. 파란 하늘을 유유히 나는 독수리와 수줍은 듯 고개 숙인 꽃들도 방문자를 반겨준다. 비, 바람에 대비한 두툼한 옷이 필수다. 공원 입장료는 38달러(약 4만 8000원)다.
이 밖에 프랑스에서 스위스로 넘어가는 알프스 '오뜨 루트'가 4위,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하와이섬의 '칼라라우 코스'가 5위를 차지했다. 6위는 호주의 퍼눌루루 국립공원, 7위는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그리고 8위는 네팔의 에베레스트 전망 코스가 꼽혔다.
/크리스티안 렝구아 솔리스 기자·정리=조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