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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창업/취업

[알짜기업 탐방⑫]양유, 사장 없앤 회사 ‘착한’ 반란

'착한수지' '착한 드링크' 마케팅으로 브랜드 컨설팅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양유는 자신들이 홍보하는 광고 문구만큼이나 '착한' 기업문화를 자랑한다. 웬만한 벤처기업은 울고 갈 정도로 높은 업무강도를 견뎌야 하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웃음이 사내에 끊이질 않는다. 양유가 이같이 톡톡 튀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장이 없는 독특한 경영 구조다. 2년 전 의기 투합해 회사를 함께 인수한 5명 디렉터가 회사를 공동경영하고 있다. 혼란이 클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디렉터 5명이 각자의 전공을 살려 경영하는 덕분에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양유에는 사장, 부장, 과장, 대리, 사원 등으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직급체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디렉터와 리더(8명), 매니저(40여명)로 구성된 3단계가 끝이다. 직급을 꼬박꼬박 붙여야 하는 기존회사와는 달리 호칭도 '김디'(김경준 디렉터) '봉매'(성봉규 매니저) 등의 친근한 약자로 통용되고 있다.

양유 직원들이 회사 캐치프레이즈가 선명한 사내 회의실에서 업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손진영기자 son@



◆매년 5일 리프레시 휴가

이같은 독특한 제도는 이색적인 복지제도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1년 동안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매년 입사일에 5일의 리프레시 휴가를 선물한다. 생일에는 반차를 주고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을 '문화데이'로 정해 전직원이 오후 2시에 업무를 끝내고 영화·전시회 등을 함께 한다. 점심시간도 낮 12시 30분부터 2시까지 정해 휴식을 취하거나 자기계발·운동 등에 알차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케팅 사관학교를 지양하는 만큼 교육제도 또한 독특하다. 외부 강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디렉터가 리더를, 리더가 매니저를 교육시키는 방식이다. 배우는 사람은 물론 가르치는 사람도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회사 경영 상태는 다른 기업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5명의 디렉터가 인수했던 2012년만 해도 적자에 허덕였으나 올들어 매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80% 가까이 급증했다. 이미 지난달 말 연간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기 때문에 올해 20억원 이상이 순이익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달 초에 진행된 공채 2차 면접에 참가한 200명의 구직자들이 디렉터에게 회사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하고 있다.



◆지난달 공채에 1800명 지원

이런 성과가 입소문 나면서 양유의 공채는 웬만한 중견기업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실시한 공채는 7~8명 채용 예정이었지만 무려 18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구인난에 시달리는 다른 벤처업체들과는 달리 지원자가 너무 많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양유의 고민 해결책 또한 톡톡 튄다. 회사가 구직자를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구직자가 회사를 선택하는 역발상 방식의 채용제도를 도입해 걱정거리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우선 1차 서류 접수자들의 휴대전화로 '당신의 열정을 보여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제대로 응답한 구직자들에게 2차 면접 참석 자격을 준다. 참석한 200여 명의 구직자들은 대강당에 함께 모여 디렉터에게 회사에 대한 궁금증을 2시간여에 걸쳐 질문하는 형태로 2차 면접을 진행한다. 이같은 설명을 들은 후에도 양유와 함께 하고 싶은 구직자들은 리더들과 함께 1일 업무 체험 등을 통해 회사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가늠한다. 이런 과정이 끝난 후에도 일에 대한 열정을 보이는 구직자는 양유의 가족이 돼 달라는 프러포즈를 받는다.

양유 사내에 걸려있는 생일 축하 사진.



김경준 디렉터는 "양유의 기업문화에 진정으로 동화될 수 있는 인재를 뽑으려면 기존 방법으로는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선택권을 회사가 아닌 구직자에게 준 덕분인지 '즐거운 양유인들과 행복한 양유를 만들자'는 기업 목표가 자연스럽게 실천되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런 인재를 원한다

김경준 디렉터



"양유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후배·친인척 들을 추천하면서 지난해 초 이후 3개월 간격으로 진행했던 공채에 1000명이상 씩의 구직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김경준 디렉터는 양유의 독특한 기업문화에 공감하는 젊은 인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문화가 매우 독특하다.

▶▶양유는 회사 성과는 물론 개인의 성장도 매우 중요시 한다. 연초 개개인의 목표관리(MBO)를 세울 때도 업무 목표는 물론 개인적인 목표까지 작성해 관리한다. 예를들어 '식스팩 만들기' '매주 부모님과 식사하기' 등도 MBO에 포함해 연말에 평가한다.

▶브랜드나 마케팅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나.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열정만 있으면 된다. 매주 진행되는 마케팅 교육을 통해 충분히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기억에 남는 합격자가 있다면.

▶▶'양유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세요'라는 미션에 문자메시지나 e메일로 답하는 다른 구직자와는 달리 직접 회사로 찾아와 '함께하고 싶다'는 고백을 쓴 스케치북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간 구직자가 있었다. 뛰어난 열정은 물론 편안한 표정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국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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