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부자들 중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수성가한 부자들은 10명 중 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9일 하나은행 PB 고객 97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2014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전체의 43.6%를 차지했고, 상속형 부자들도 증여 및 상속 받은 자산의 규모가 현재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속형 부자들 중 증여 및 상속받은 자산이 현재 자산의 20%미만을 차지한다고 응답한 비중이 29.4%, 20~40% 차지 비중이 34%, 40~60% 차지 비중이 19.1%로 나타났고, 80% 이상을 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미만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자산을 모을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본인의 성실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전체 부자들의 소득구조를 보면 재산소득이 38%, 근로소득 31%, 사업소득 25% 등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재산소득 비중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금융부채 비중은 전년보다 증가했는데 금융자산 규모가 50억 미만의 부자들은 금융부채 비중이 크게 하락한 반면 50억이상의 부자들은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자산 100억 이상의 부자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3%에서 올해 20%로 증가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들의 부동산 자산이 증가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부채를 활용해 저평가된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산구성 비율은 부동산 자산 44%, 금융자산 55%로 작년 설문조사 대비 차이가 없었다.
다만 향후에도 현재의 자산구성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52%로 전년대비 증가해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로 자산 구성의 변화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자산비중을 늘리겠다고 답변한 비중은 10%인 반면 금융자산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31%로 나타나 부자들은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자산을 축적 또는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크게 예금 40%, 펀드 26.6%, 보험·연금 19.5% 주식 13.9%순으로 구성됐는데 거주 지역에 따라 구성 비율은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지방 부자들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 부자들에 비해 예금 및 보험 등의 안전자산 보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 또한 강남 3구 거주 부자들의 지출액은 약 20% 증가한 반면 나머지 서울 지역과 지방 부자들은 지출액이 감소했다. 이들의 전체 월평균 지출액은 1028만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다.
직업별 지출을 살펴보면 의료·법조계 전문직 종사자들이 자녀 사교육비와 가사 서비스에 지출하는 비용이 컸고, 여가시간을 융통성있게 활용할 수 있는 자영업자, 기업 경영자들은 문화·레저서비스에 지출하는 금액이 타 직업 종사자들보다 많았다.
업체 임원과 기업 경영자들은 대외업무가 많은 특성으로 인해 의류·잡화구입비 지출액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편, 부자들은 본인의 직업과는 관계없이 자녀 직업 1순위로 '의사'(26%)를 가장 선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으로 인기가 있는 전공은 공학 계열(14%), 경영학(14%)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