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과 중간고사 등 각종 시험이 몰리는 4월에 피처폰 구입 문의자가 늘어나고 있다. /손진영 기자 son@
각종 시험과 공채가 몰리는 4월에 피처폰이 세컨드(second)폰으로 불리며 각광받는 중이다.
최근 한 취업포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 10명 중 1명은 피처폰 전환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조사와 통신사가 수익성을 이유로 피처폰 서비스를 줄이고 있어 소비자 선택이 제한된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알뜰폰이 반사 효과를 얻는 상황이다.
오는 19일 9급 공무원 공개채용 필기 시험을 앞둔 고시생 이민선(26)씨는 "스마트폰이 편리한 점도 있지만 주로 불필요한 인터넷 검색과 모바일 메신저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면서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피처폰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씨는 "공부할 때는 피처폰, 방과후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쓰는 수험생이 많다"고 덧붙였다. 대학교 4학년 정희재(25)씨는 "중간고사와 취업 준비를 위해 피처폰을 세컨드폰으로 쓰는 중"이라며 "스마트폰은 와이파이를 연결해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처폰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제조사와 통신3사는 수요와 수익성을 이유로 피처폰 생산 및 서비스를 감축하고 있다. 국내 피처폰 생산 물량의 95% 이상은 해외에 수출된다. 국내 수요를 알뜰폰(MVNO)이 메워가고 있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은 갈수록 줄어든다.
8일 강남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을 찾아 피처폰 구입을 묻자 매장 직원은 "판매 가능한 모델이 몇개 안 된다"면서 "통신3사 신규 개통은 어려워 알뜰폰을 추천한다, 한달 요금이 단말기 합쳐서 2만원 미만이라 저렴하다"고 말했다. 또 "요즘 젊은 고객들의 피처폰 문의가 30% 이상 늘어난 것 같다. 요금을 아끼고 싶거나 보안이 걱정되는 고객이 피처폰을 많이 사간다"고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 가입자 수는 전달보다 14만명 증가한 286만8000명이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5.21%로서 2011년 7월 알뜰폰 판매 시작 이후 처음으로 점유율 5%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휴대전화 흐름이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지 오래다. 제조사들의 피처폰 생산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면서 "다만 피처폰 개통이 원활한 알뜰폰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다음달께 알뜰폰 가입자 300만명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