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자 짜리 작문 4개만 쓰면 입학할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뉴욕주 애넌데일에 위치한 '바드 칼리지'(사진)가 이같은 방식으로 신입생을 선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대학은 올해 9월부터 들어오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내신, 대학입학자격시험, 학외활동, 추천서 등 대입에 필요한 갖가지 요건을 갖추지 않더라도 4개 주제에 대한 논문(작문)을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설명이다.
작문 주제는 학교 측이 정한 문학, 철학, 과학 등 인문·사회·기초 과학 분야의 21개 주제 가운데 선정하면 된다. 심지어 작문에 필요한 학술자료까지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학생들이 제출한 작문은 바드 칼리지 교수들이 평가하며 4개 작문의 성적 평균이 B+ 이상이면 합격이다.
이에 대해 리언 밧스타인 총장은 "복잡하기 짝이 없는 현행 대학입시 제도에 대한 전면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제도가 학생들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작문 주제가 러시아 부조리 문학, 칸트 철학, 광우병 유발인자로 알려진 프리언 단백질 분자 등 아주 까다로운 학술적 내용이기 때문이다.실제로 400명가량의 학생이 이 제도를 통해 지원하기 위해 학교 웹사이트에 접속했으나 실제로 지원서를 작성한 학생은 50명에 그쳤고 이중 9명은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실제 지원자는 41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문을 채점한 교수들은 이 가운데 17명 정도만 '합격권'으로 분류했다.
뉴욕타임스는 학습능력은 탁월하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수업태도 등으로 나쁜 점수를 받은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바드 칼리지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