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게임 플랫폼 비즈니스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강적을 만났다. 친구나 가족 등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대표 폐쇄형 SNS 밴드가 게임 플랫폼 '밴드 게임'을 서비스한다.
창업 이래 수년간 적자에 시달리던 카카오는 '게임하기' 비즈니스 모델 도입 후 급성장했고 지난해 매출 2108억원, 순이익 615억원을 기록했다. '게임은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판이 큰 게 사실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밴드 게임은 21일 NHN엔터테인먼트의 드래곤프렌즈, 위메이드의 아크스피어 등 10종을 출시한다.
밴드 게임이 카톡 게임하기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특유의 폐쇄성이다.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누구나 친구가 되는 카톡과 달리 친한 사람이나 가족만 멤버가 될 수 있다. 밴드 이용자 1인당 월간 체류 시간이 다음이나 네이버 카페보다 긴 이유다.
즉 업무상 아는 사람이 게임을 하라고 권유 메시지가 오는 것과 '절친'이 '내가 게임을 시작했으니 같이 해볼래?'라며 설득을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밴드를 내려받은 사람은 2900만명으로 1억명이 넘는 카톡에 비해 열세지만 멤버 간의 끈끈함에서 차별화가 가능하다.
게임 공급사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저렴해지는 것도 장점이다.
카톡 게임하기는 구글이나 애플이 매출의 30%를 가져간 뒤 나머지 70%의 30%를 가져간다. 즉 게임사는 매출의 49%만 손에 쥘 수 있다.
반면 밴드 게임은 나머지 70%의 20%를 제한다. 게임사에 떨어지는 볼륨은 56%로 커진다. 여기에 구글이나 애플이 아닌 네이버 자체 앱스토어를 이용할 경우 파이는 64%로 급증한다.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밴드게임의 특징이다. 카톡 게임하기는 입점하기 전 심사를 거치지만 밴드게임은 무심사가 원칙이다. 즉 1인 기업이 만든 게임이라도 작품성만 좋다면 거대 게임사의 타이틀과 경쟁할 수 있는 셈이다.
네이버 홍보실 이승진 부장은 "특정 플랫폼으로의 쏠림 현상이 지나친 게 사실이다. 밴드게임은 공급자와 소비자의 중간에서 최대한 공정한 룰을 기반으로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