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임신 소식에 조심…연기 잘한다고 욕먹는 일도
세월호 침몰 사고로 스타들이 극도로 말조심을 하고 있다.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져 국민들의 감정이 예민해지자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로 행동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입까지 굳게 다물고 있다.
이병헌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5' 촬영 차 떠난 미국행을 알리지 않았고, 한가인·연정훈 부부는 결혼 9년 만의 임신 소식을 알리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최근 김수현·송승헌·장미인애 등 스타들의 기부 소식이 줄을 잇는 가운데 일부는 자칫 홍보 목적으로 오해받을까봐 차라리 알려지지 않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박신혜의 소속사 측은 "조용하게 지나가길 원했는데 기부가 알려져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심지어 류승룡은 애꿎게 연기를 잘한다고 욕을 먹었다. 30일 개봉할 '표적'의 주연배우인 그는 영화의 원작인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 제작자에게 연기 극찬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상황에 연기를 잘 하면 뭐하냐"는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좋은 소식도 악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판국에 실제로 잘못하면 거의 연예계 퇴출 분위기다. 불법 도박 혐의로 자숙 중인 앤디는 중국에서 팬미팅을 연다고 했다가 비난을 받았고, 모델 허재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욕조에서 잠수하고 있는 사진을 올려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자 군입대를 결정했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던 가수 길은 23일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자 거센 비난을 받으며 프로그램에서 5년 만에 하차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효리 등 평소 SNS로 팬들과 소통을 즐겼던 스타들은 아예 글을 올리는 것을 중단한 상태다. 올렸다고 해도 세월호 사고를 애도하는 글 정도다.
한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지금은 스타들이 좋은 일을 하더라도 자칫하면 욕을 먹는 때라 언행이 극도로 조심스럽다"면서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