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극 '기분 좋은 날' 박세영·이미숙·황우슬혜·고우리/SBS 제공
드라마 전개와 주인공의 대사만으로도 제작진을 짐작하게 하는 개성 있는 작가의 활약이 눈에 띈다.
SBS 주말극 '기분 좋은 날'의 문희정은 가족드라마를 대표하며, 수목극 '쓰리데이즈' 김은희는 추리·스릴러 장르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다. 소재 우려먹기라는 인식이 있긴 하나 전문성 강화로 질 높은 작품을 선보인다는 강점이 두 사람을 인기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기분 좋은 날'은 사랑과 결혼, 가족의 참된 의미를 모색하자는 취지의 드라마로 막장과 불륜, 출생의 비밀이 없는 착한 작품을 표방한다.
코믹하고 발랄한 대사와 남녀 주인공 이상우·박세영 가정을 둘러싸고 얽힌 인간관계, 최불암·강석우의 익숙한 투 샷은 SBS 주말극 '그대 웃어요'(2009)로 큰 화제가 된 문희정 작가를 짐작하게 한다.
작품의 묘미는 살아있는 캐릭터에서 비롯된다. 대부분이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다르다. '그대 웃어요' 속 이민정·정경호의 코믹연기는 배우의 재발견이었다. 이상우와 박세영의 연기 변신은 방송 2회 만에 화제가 되고 있어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그대 웃어요'에서 티격태격 우정을 쌓은 이민정 아빠 강석우와 정경호 조부 최불암은 '기분 좋은 날'에서 사위와 장인으로 등장한다. 전작이 그러했듯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BS 수목극 '쓰리데이즈' 박유천/SBS 제공
'쓰리데이즈'의 김 작가는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대표 스타 작가다. 수목극 전체 시청률이 30%가 되지 않는 접전 상황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데에는 작가의 필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섬세함과 굵직함이 동시에 녹아 있어 드라마 '싸인' '유령' 등을 통해 한국형 장르물의 1인자로 불리며 마니아 층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다. '쓰리데이즈'는 전작에 비해 엉성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빠른 전개와 범인을 미리 알려주고 사건을 추리하는 김은희식 스토리 구성으로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
출연 배우들의 작가에 대한 신뢰도 높은 상태다. 한태경 경호관 역의 박유천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연기를 하면서 대본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섬세한 구성 때문에 다 의미가 있는 장면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