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란 무엇인가
SBS '최후의 권력' 제작진/새로운 현재
여기 파이가 한 판 있다. 다섯 명이 이 파이를 나누어 먹으려고 한다. 이걸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 수학적으로 5분의 1씩 나누면 된다는 간단한 답을 구할 수 있지만 실제로 파이를 똑같이 다섯 조각으로 나누기는 쉽지 않다. 다섯 명 중 누가 나이프를 들 것이며 어떻게 파이를 나눌 것인가? 이 과정에서 나이프가 곧 권력이라는 것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나이프만이 권력일까? 나이프를 쥔 사람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파이를 나누는 과정에서 개입되는 또 다른 권력은 없을까? 그 과정은 공정하고 정의로운가?
2012년 방영된 SBS 다큐멘터리 '최후의 권력'은 당시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며 큰 화제를 일으켰다. 차명진·정봉주·천호선·금태섭·손수조 등 정치적 입장, 위치, 경력이 완전히 다른 정치인들을 한 데 모았다는 것에서 눈길을 끌었을 뿐 아니라 방송에서 나온 여러 공동체의 정치적 삶이 우리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원시부족사회의 빅맨,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고 민주주의를 선포한 부탄의 국왕,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한 산마리노 공화국 등이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 책은 방송에서 다 다루지 못했던 사실과 현상들을 전하며 권력의 원천과 속성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고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권력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들은 권력의 역사를 통해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며 '시민 권력'을 진정한 미래 권력이자 새로운 리더십 패러다임으로 제시한다.
우리 사회는 최근 심각한 위기와 갈등에 부딪쳤다. 소통이 부재하고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안전 부재 문제에도 직면했다. 국민의 안녕과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권력과 리더십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할 수 있는 것은 의문을 제기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시민 권력을 갖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이 시대의 권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