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가 126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GS·효성·두산·한국타이어·세아 등 재벌그룹 오너의 친·인척 어린이 주식부자가 많았다.
2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4월 말 종가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을 기록한 만 12세 이하(2001년 4월 30일 이후 출생자) 어린이가 126명이었다.
이중 1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 1명을 포함해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어린이 주식부자는 38명이었다. 특히 '어린이 억대 주식부자'는 지난 2012년 4월말 102명을 기록해 처음 100명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18명, 올해는 지난해보다 8명이 더 늘어나 역대 가장 많았다.
이는 상장사 오너 가족들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진 틈을 타 어린 자녀들에게 주식 증여를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억원 이상 '어린이 주식부자' 중에서 18명이 주가 하락 등으로 제외된 반면, 신규로 주식을 취득하거나 주가 상승으로 '억대 주식부자' 명단에 오른 어린이는 26명에 달했다.
조사결과 최고 어린이 주식부자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사진) 사촌인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10세)으로, 155억원을 기록했다.
허 부사장의 차남은 5살 때인 2009년 GS 주식 27만3000주를 처음 증여받은 이후, 추가로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해현재 32만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2009년 이후 5년간 받은 배당금만도 18억5000만원에 달한다.
허 부사장의 장남은 지난해 어린이 주식부자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만 13세를 넘겨 이번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직·방계 손자와 손녀 7명이 2∼8위를 휩쓸었다.
임 회장의 손자·소녀들은 지난 2012년 지주회사로 전환환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증여받거나, 이 회사의 무상신주를 취득하며 대주주에 올라 80억원대 주식을 가진 어린이 부자로 등극했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장·차남도 어린이 주식부자 상위권에 들었다. 전 회장의 차남(10세)은 보유 중인 파라다이스 지분가치가 59억7000만원으로 9위를 차지했고, 전 회장의 장남(12세)은 36억1000만원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황우성 서울제약 회장의 동갑내기 두 아들(10세)은 할아버지인 황준수 서울제약 창업자로부터 회사 주식을 대량 증여받아 각각 35억9000천만원씩 기록하며 11위에 올랐다.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조카(11세)가 33억1000만원, 박희원 라이온켐텍 대표의 손자 3명이 31억9000만원씩의 주식을 보유해 뒤를 이었다.
이화일 조선내화 회장의 손자(10세)는 26억8000만원,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의 조카(12세)는 22억6000만원의 주식을 각각 보유한 20억원대 주식부자에 들었다.
어린이 억대 주식부자 중에는 한살된 '젖먹이 주식부자'도 있었다.
특히 김흥준 경인양행 회장의 친인척인 한 살 된 어린이는 지난해 11월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증여받아 10억9000만원의 주식갑부가 됐고, 김정돈 미원상사 회장 친인척인 한 살 된 어린이도 9억7000만원의 주식부자 대열에 들어갔다.
재벌가 어린이 중에서는 GS·효성·두산·한국타이어·세아 등 그룹 관련 어린이 주식부자가 많았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손자·손녀 4명이 9억9000만원씩의 회사 주식을 보유했고,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손자·손녀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손녀,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손자 등이 수억원대 주식 부자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