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를 돌아보거나 소중한 사람을 품어야 할 때다."
'덕혜옹주' 이후 5년 만에 '은주'를 출간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권비영(사진) 작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경쟁만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말이다.
"삶의 과정에서 겉으로는 웃고 행복해하지만 누구나 상처와 아픔이 있다. 그래서 이런 상처를 치유해야 하고 상처를 이겨내면서 서로가 인생을 진주처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치유는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시작된다."
말을 이어가던 그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소통의 부재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상처와 아픔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마음을 먼저 열고 다가가야 하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소통을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가족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 주위의 가족은 대화가 많이 없어 상대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을 잃어버렸다. 은주처럼 먼저 용기를 내서 다가가야 할 첫 번째 대상이 바로 가족이다"라고 말했다.
속도에 의해 가려진 가족들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다. 또 그는 우리가 안고 있는 현재를 직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와 약간 다를 뿐 그들도 우리와 같은 가족이다. 다름을 인정하면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있으면 서로를 돌아볼 수 있게 된다."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단정해서 여유가 없어지고 소통이 불가능해졌다는 것. 그래서 같은 가족이지만 오히려 상처를 안고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그 내용을 책에 담고 싶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숨을 잠시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언급했다.
"우리사회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만큼 우리가 놓치는 것이 많다. 주위를 잠시만 둘러볼 수 있는 여유만 있으면 걱정과 고민, 의심과 상처 대신 소통과 치유, 행복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