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꾸고 데뷔앨범 낸 젊은 싱어송라이터
'너 사용법' 자작곡으로 채워
노래에 기타 연주까지 만능
"못 참겠어. 제대하고 만나고 싶은데 휴가 때마다 널 꼬시는 걸."
지난 2012년 엠넷 '슈퍼스타K 4'에 출연해 좋아하는 여자를 마음대로 만날 수 없는 군인들의 마음을 솔직한 가사로 표현한 '2이어스 어파트'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김정환. 당시 군인 참가자 최초로 생방송 본선 무대까지 진출했던 그는 전역 후 에디 킴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그의 데뷔 앨범 '너 사용법'은 아이돌 일색인 최근 대한민국 가요계에 젊은 싱어송라이터의 탄생을 예고했다.
◆ 김정환과 에디 킴 사이
김정환이 아닌 에디 킴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에디일 때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슈퍼스타K 4' 속 경직돼 있는 군인 김정환의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장난기 넘치고 즐거운 모습도 있는 에디 킴으로 각인되고 싶은 마음에서 영어 이름을 선택했다고 한다. 김정환이 진지한 자아라면 에디킴은 자유분방한 뮤지션의 자아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저 사실 말도 많고 예능 욕심도 있어요. '진짜 사나이'가면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아직 전역한지 1년도 채 안 돼서(웃음). 얼마전 '슈퍼스타K' 동기 정준영의 친구로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가봤는데 재밌더라고요."
'우결' 출연은 여성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그럼 우선 노래만 열심히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재치 넘치는 말들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간 그는 음악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눈을 반짝이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 음악만큼은 '모범생'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배우면서 처음 음악을 접한 그는 중학생이 된 후 대중음악을 자신의 길로 정하고 본격적인 음악 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생활 초반 그는 빌보드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차츰 화려한 데뷔보단 자신만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버클리 음대 재학 도중 군에 입대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졸업 후 군복무를 하기도 하는데 전 먼저 하자는 생각으로 한국에 돌아왔죠. 그러다 '슈퍼스타K 4'에 참가하게 됐어요. 음악을 공부한 지 10년 가까이 되니 제가 추구하는 방향이 맞는지 궁금했어요. 실력을 점검해 보고 싶어서 참가한 거죠."
실력 점검을 위해 그는 예선전에서 자작곡 '2이어스 어파트'를 선보였고, 대중과 심사위원은 그의 매력에 사로잡혔다. 클래식부터 어쿠스틱 기타까지 모두 섭렵한 그의 실력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군인이라는 신분적 한계로 방송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던 그는 6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끝으로 다시 군부대로 돌아갔다. 그리고 군인 김정환에서 가수 에디 킴이 되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 일상이 곧 음악
전역 후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89에 합류한 에디킴은 신인으로선 이례적으로 데뷔 앨범 전체 수록곡을 직접 만들었다.
"데뷔 앨범을 모두 자작곡으로 채운다는 건 복 받은 일이죠. 윤종신 선배가 제가 가진 색깔과 작곡법을 존중해준 덕분이에요."
일상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는 그는 "노래를 만들 땐 100% 내 이야기로 채우진 않는다. '2이어스 어파트'는 개인적 경험과 생각보단 군인들이 가진 다 똑같은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며 "또 친구들하고 함께 술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걸 즐기는데 그런 것들이 곡 쓸 때 영감을 주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 내 이야기는 한 20~30% 정도만 쓴다"고 설명했다.
수록곡 중 그의 존재를 처음으로 대중에게 알린 '2이어스 어파트'를 비롯해 '잇츠 오버' '밀당의 고수' 등 이미 2년 전에 완성된 곡부터 이번 앨범을 위해 만들어진 '슬로 댄스' '너 사용법' '소버 업'까지 여섯 곡 모두 에디 킴만의 색깔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