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재수생 이서준(20) 군은 최근 3G 피처폰을 장만했다. 중2 때부터 써왔던 스마트폰을 버리고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폴더폰을 산 것이다.
이 군이 '효도폰'으로 통하는 단말기를 마련한 이유는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웹 검색과 동영상 감상 등 스마트폰을 쓰면서 빼앗긴 공부 시간을 되찾으려는 의도다.
이 군은 "재수생 신분으로 매달 10만원에 달하는 요금을 내기도 벅찰 뿐더러 이대로 가다가는 삼수생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피처폰으로 갈아탄 지 한 달 됐는데 공부하는 시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카톡과 같은 SNS만 자제해도 집중력이 크게 올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2= 대기업 과장 박상준(37) 씨는 얼마전 휴대전화를 추가로 장만했다. 기존 스마트폰은 업무용으로 쓰고 새 단말기는 개인용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다.
즉 평일에는 두 대를 다 들고 다니지만 쉬는 날이나 주말에는 새 것만 휴대한다. 박 씨는 "퇴근 후에도 회사에서 전화나 문자가 오고 e-메일 등으로 업무 지시가 떨어진다. 조직원이 아닌 '나'로 돌아가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털어놨다.
우려했던 스마트폰 피로감이 현실화 되고 있다. 여전히 4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지만 소비 패턴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과 피로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처폰으로 바꾸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고 있다. 휴대전화 판매 점유율 중 피처폰 비중이 3배가량 늘어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지난해만 해도 SK텔레콤의 피처폰의 점유율은 2~3%대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1월 8.7%까지 증가했고 2월에는 8.8%로 늘었다. 새 가입자 10명 가운데 1명이 스마트폰 대신 피처폰을 고른 셈이다.
한국산 필수 앱으로 통하는 '카카오톡'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는 것도 스마트폰의 현주소를 일러준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카카오톡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1억4000만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카톡이 1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했음을 고려하면 가입자 증가 속도가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2012년만 해도 카톡은 매달 1000만명에 가까운 유저를 끌어모았다.
글로벌 킬러 앱 가운데 하나인 트위터의 상품성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위터 주가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날 종가(38.75 달러) 대비 17.81% 낮은 31.85 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트위터가 상장된 이래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한 것이다. 이날 주가 폭락으로 날아간 트위터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39억3000만 달러(4조480억원)에 육박한다.
트위터 주가가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12월 26일(74.73 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25조1900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비중이 줄고 있는 건 사실이다. 예전에 비해 흡연 인구가 줄어든 것과 유사하다"며 "정신과 몸의 건강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SNS나 웹 검색이 되지 않는 신개념 스마트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