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소송 9조6천억 규모…삼성이 30% 차지
국내 30대 그룹이 수조원대에 이르는 메머드급 소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그룹이 현재 손해배상 등으로 피소당한 소송 건수는 5400여 건, 소송가액은 9조6000억 원에 이르며,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송사에 시달리는 그룹도 절반인 15개에 달한다. 특히 전체 피소금액의 30% 가량은 삼성그룹 몫이다.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30대 그룹 189개 상장 계열사의 지난해 말 현재 계류 중인 소송 사건을 조사한 결과 주요 피소 건 수는 5393건, 피소금액은 9조5803억 원이었다. 피소 한 건당 소송가액이 18억 원이었고, 이들 그룹 전체 계열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 50조5000억 원의 19%나 되는 규모였다.
30대 그룹 중 피소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이었다. 삼성그룹은 2323건의 주요 소송에 피소금액은 2조6947억 원이었다. 30대 그룹 전체에서 건수로는 43.5%, 금액으로는 28.1%의 비중이다.
삼성의 피소 금액 대부분은 2005년 삼성자동차 채권금융기관이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 등 28개 계열사에 제기한 위약금 지급 청구 소송이다. 채권단은 지난 2011년 삼성생명 상장 지연과 관련한 위약금과 연체 이자 등으로 2조2300억 원을 요구해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가 애플로부터 피소된 특허소송은 금액이 공시되지 않아 집계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당초 애플로부터 25억 달러(한화 약 2조8000억 원)의 특허침해 소송을 당했지만, 최근 배심원 평결이 확정된 2차 소송에서는 1억2000만 달러(약 1232억 원)로 금액이 줄었다.
2위는 포스코그룹으로, 지난 2012년 신일본제철로부터 1조원 대의 기술유출 소송을 당하는 등 총 피소금액이 1조3880억 원(주요 소송건수 41건)이었다.
3위는 코오롱그룹이다. 미국화학업체 듀폰사가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요구한 손해배상금 9500억 원이 대부분이고, 그 외 49건을 합쳐 총 피소금액이 1조 원이다. 하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열린 항소심에서 승소하며 원심 파기 후 재심 판결을 받은 상태다. 향후 합의와 소송 과정이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비용 역시 1조 원보다는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4~5위는 현대그룹 9930억 원(60건), 대림그룹 5500억 원(139건)이다. 이어 대우건설(4900억 원, 179건)→현대자동차(4200억 원, 200건)→두산(3900억 원, 8건)→금호아시아나(2190억 원, 91건)→LS(2160억 원, 36건)그룹 순으로 피소 금액이 컸다.
또 동부(2020억 원), 한화(1710억 원), LG(1580억 원), KT(1350억 원), 현대중공업(1130억 원) 등도 피소금액이 1000억 원을 넘었다.
30대 그룹 중 피소금액이 가장 적은 곳은 미래에셋으로, 4건에 금액은 3억7000만 원에 그쳤다. 동국제강(27억 원), OCI(73억 원), 현대백화점(88억 원)그룹은 100억 원 미만이었다.
기업별로 포스코가 1조600억 원으로 피소금액이 가장 많았고, 이어 코오롱인더스트리(9500억 원), 현대엘리베이터(8210억 원), 대우건설(4910억 원), 대림산업(4415억 원), 대우인터내셔널(3030억 원), 현대건설(2410억 원), 삼성화재해상보험(2120억 원), 두산중공업(2045억 원), 동부화재해상보험(1440억 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