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8일 KBS 수신료 인상 승인안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파행했다.
미방위원장인 새누리당 소속 한선교 의원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텔레비전수신료 인상 승인안',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추천'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수신료 인상안을 안건으로 다룰 수 없다"며 회의장 입장을 거부했다. 이날 회의는 여당 의원들만 참석해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토론을 한 후 30여 분만에 정회됐다.
수신료 인상안은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해 추후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이 세월호 참사 와중에 날치기로 상정을 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유승희 의원은 성명을 통해 "참사로 온 국민이 비탄에 잠긴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인상안 상정을 밀어붙였다"며 "여야 간사의 합의도 거치지 않고 상정하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유 의원은 "수신료를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는 이번 인상안은 국민에게 직접 부담금만 약 3600억원을 발생시키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특히 세월호 참사 상황에서 공영방송 KBS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방위원인 최민희 의원과 시민단체인 언론개혁시민연대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는 사이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정권을 위한 방송의 배를 불리려는 것"이라며 "명분도 절차도 무시한 인상기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새누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이미 정해진 기간이 지나 법적으로 자동상정이 된 안건"이라며 "의결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상임위에 올려 찬반토론을 하자는 것인데 이를 거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미방위는 여야 동수이기 때문에 야당 의원들이 찬성하지 않으면 의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야당은 마치 여당이 날치기 처리를 시도하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 자동 상정된다는 것을 국민이 잘 모르기 때문에 선전·선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