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완성차업계에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생산량의 대부분을 수출하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에도 우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초 사업계획에서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050원으로 시장 예상(1060원)보다 보수적으로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7일 원·달러 환율이 1022.5원으로 마감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차의 2014년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3.7% 증가한 1조938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9.0%로 작년 동기대비 0.3%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에 경상이익 및 순이익은 환율 영향 등으로 작년 동기대비 각각 1.9%, 2.9% 감소한 2조6932억원 및 2조281억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현대차는 1200억원, 기아차는 800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
이와 관련,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2014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과 신흥국의 환율상승 등 환율 리스크로 인한 원가상승 요인들이 발생해 수익성 개선 폭이 둔화됐다"며 "하반기에는 1분기에 급등한 신흥국의 환율이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판매 법인들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과거와 같이 한 방향으로 장기간 움직이지 않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장단기 사업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 들어 이와 같은 경향이 심화돼 3~6개월 후의 환율 전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전, 이후 원·달러 환율 변동률 비교하면, 2005~2007년에 1.12%이던 것이 2010~2012년에는 2.24%로 높아졌다. 환율 변동성이 심화되면 투자 및 수출의 불확실성이 커져 경기를 위축시킨다. 특히 수출기업의 경우, 채산성 관련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수출물량을 축소하거나, 채산성 하락 또는 환해지 비용 등을 수출단가에 전가시켜 수출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물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환율변동성이 1단위 증가하면 우리나라 총 수출물량 증가율은 0.15% 포인트 가량 하락한다.
현대자동차부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측은 "하반기 중 美 금리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도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美 금리인상에 앞서 투자자금의 신흥국 이탈로 신흥국의 금융 불안과 통화 약세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되며, 이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을 1070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기아차 측은 중장기적으로 환율 변동에 대처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