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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극/뮤지컬

어버이날, 마음 어루만진 신영옥의 '힐링' 음악회



소프라노 신영옥과 함께한 5월 어버이날 공연

부모 의미 되새기며 세월호 희생자 가족 애도

여느 해와 달리 국민적인 큰 슬픔을 안고 맞게 된 어버이날, 아름다운 신영옥의 목소리와 클래식 선율이 가족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소프라노 신영옥과 함께하는 5월 어버이를 위한 음악회'가 어버이날인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매일 아침 출근길의 동반자인 메트로신문이 창간 12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사랑과 관심에 보답하는 의미로 마련한 자리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여자경 음악감독의 지휘로 펼쳐진 이날 음악회는 공연장이 꽉 찬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한편 슬픔에 젖은 마음에 위안이 되고 희망을 주는 '힐링' 곡들로 꾸며졌다.

음악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고 추모하는 뜻에서 진중하고 애잔한 선율이 인상적인 그리그의 '솔베이그의 노래'로 막을 열었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이 곡이 끝난 뒤 연주자들과 관객은 박수를 치는 대신 앉은 자리에서 묵념하며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 이 시대 가장 아름다운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꼽히는 신영옥이 아무 장식도 없는 검정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그는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아련하고 구슬픈 선율의 '아베 마리아'를 불러 희생자의 넋을 달랬다.

본 공연은 오페라 '쟌니 스키키' 중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오페라 '비앙카와 페르난도' 중 '일어나세요 아버지' 등 부모님에 대해 노래하는 곡들로 채워졌다.



1부 중간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희가 등장해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를 선사했다. 이 곡은 바이올린 연주자의 화려한 기교와 개인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연주가 끝나자 관객은 큰 박수를 보냈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아름답고 비극적인 선율로 연주한 오페라 '마농 레스코' 중 '간주곡'이 2부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신영옥이 영화 '파리넬리'에 삽입돼 유명해진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를 애절하게 불러 관객의 눈시울을 적셨다.

2부의 협연자로는 하피스트 김아림이 나서 글리에르의 '하프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E장조, 작품74'를 연주했다. 러시아의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음악성이 잘 나타난 곡으로, 관객은 하프의 몽환적인 선율을 들으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정덕수 시인이 쓴 시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한계령'이 신영옥의 목소리와 만나 울려퍼질 때에는 공연장에 숙연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관객은 숨을 죽이며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고'로 시작되는 구슬픈 노랫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태리의 가곡 '입맞춤'이 이날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지만 관객은 공연장을 떠나지 않았다.



몇 분간 이어진 앙코르 요청에 신영옥은 다시 등장했고 "많이 힘드신 부모님들께 위로를 건넨다"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며 드보르작의 '어머니께서 가르쳐주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물을 떨구며 노래를 잇지 못하다 목이 멘 목소리로 불러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공연장에는 80대 노모를 모시고 온 중년의 아들, 아이와 함께 온 젊은 부부 등 많은 가족 관객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 용인 수지에서 자녀, 손녀와 함께 온 이명훈(71·남)씨 부부는 "신영옥씨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감탄했다. 세월호 참사로 마음이 아픈데 '한계령'을 들을 때 가슴이 메었다"라고 말했다.

·사진/한제훈(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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