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가 '제2의 사스' 공포를 일으키고 있다. 이미 사망자가 140여명에 달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11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012년 9월 첫 환자가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확인된 메르스 감염 환자는 48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6일까지만 해도 감염환자가 167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남짓 만에 거의 3배로 증가한 셈이다.
메르스 감염 지역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메르스 감염자가 확인된 국가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는 물론 영국, 튀니지, 인도네시아, 미국 등 전 세계 19개국에 달한다. 한국에서나 한국인 가운데는 아직 발병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메르스가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른 이유는 무려 30%에 달하는 치사율 때문이다. 이는 2003년 아시아에서 발생, 전 세계에서 8273명이 감염돼 800명 가까이 숨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치사율 9%)의 치사율보다 3배나 높은 수치다.
이미 메르스 감염으로 목숨을 잃은 환자는 이날 현재 139명에 달한다.
타리크 야사레비치 WHO 대변인은 전날 제네바에서 "최근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사례가 급증해 여러 우려를 낳고 있다"며 "13일 WHO 긴급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한편 메르스는 사스와 마찬가지로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고 폐렴과 신부전증을 동반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복기는 1∼2주일이며 예방이나 치료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 사이에도 전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