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국인 고객 모시기' 쟁탈전
외환, 특화점포…NH농협·우리, 전용상품 출시
시중은행들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 특화 점포를 늘리고, 전용 상품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은행들이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나선 이유는 외국인 근로자와 기업들의 금융 수요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기업·농협·신한·외환·우리·하나 등 7개 주요 시중은행의 외국인 고객은 454만명(중복 포함)에 이른다. 유학생은 물론 결혼과 취업 등으로 장기간 국내에 머무르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은행의 외국인 고객도 늘어난 것. 법무부가 90일 넘게 국내에 머무르는 등록 외국인을 집계한 결과, 2010년에 1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말 121만9000명에 달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선 외국인이 집중 분포한 지역을 분석해 특화점포나 출장소를 차리고 있다.
외환은행은 외국인 전용 송금센터를 포함해 13곳의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11곳이 2005년 이후 만들어졌다. 우리은행도 외국인 전용 영업점과 송금센터, 환전소 등 20여곳에서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외국인 특화점포는 대부분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외국인 근로자의 환전·송금 업무를 처리해주고, 급여일이 몰리는 20일 전후로는 연장영업도 한다.
은행들은 송금 관련 서비스를 비롯해 예·적금이나 카드·대출 등 외국인 전용 상품도 내놓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국내 외국인 체류자 전용상품인 'NH외국인우대 통장·적금'을 출시했다. 가입대상은 외국인이며 외국인 체류자의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금융수수료 면제, 해외송금 및 환전수수료 우대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일정 우대조건 충족시 전자금융수수료, 농협은행 자동화기기(CD·ATM) 이체 및 출금수수료를 면제하고, 해외송금수수료 60% 우대, 외화현금 환전수수료 50% 우대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외국인 고객 전용 수시입출금 및 정기예금 상품인 '우리포츈 급여통장과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우리포츈 급여통장은 가입만 해도 입출금 내역 휴대전화 문자서비스(SMS) 통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