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이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세로 병원에서 응급 심장시술을 받은 뒤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이다.
11일 의료계와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10일 오후 10시56분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병원에 입원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11일 오전 0시15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장시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이 회장은 순천향대학병원에서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며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기자마자 심장 시술을 받았다. 시술 자체는 길지 않은 시간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받은 시술은 '스텐트(stent) 삽입 시술'로 일반적으로 심근경색환자에게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기 위해 행하는 혈관 확장술이다.
삼성그룹 측은 "이 회장이 10일 오후 11시께 호흡곤란 증상으로 자택에서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이동했고, 응급실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나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다"며 "11일 새벽 심장기능 상태가 호전돼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했고,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단돼 관련 심장 시술 후 안정된 상태로 현재 회복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이날 오후 "이 회장이 순천향대병원 응급실 도착 직후 심장마비가 발생했으나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심장기능을 회복했다"며 "현재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초기 응급 치료를 잘 했고 관련 시술도 성공적으로 마쳐 후유증 등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심장기능이 크게 호전돼 이를 유지하기 위한 보존적 치료(약물 및 수액치료)를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입원 소식에 미국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전 귀국, 병원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비상이 걸린 삼성그룹은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이준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전무와 노승만 전무 등도 병원에 집결해 이 회장의 병세 호전 상태를 지켜보는 한편,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해 8월에도 감기가 폐렴 증상으로 발전, 열흘 정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으며 건강악화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퇴원한 후 대외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다만 이 회장은 1990년대 말 폐 림프암으로 수술을 받은 뒤 호흡기가 좋지 않아 해마다 겨울철 기온이 따뜻한 지역으로 옮겨 요양하고 있다. 올해에도 연초 신년행사를 마친 뒤 해외로 출국해 미국·일본 등에서 머물다 지난달 17일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