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소외계층에게 도움을 주며 기부천사 역할을 해 오던 중견기업 회장이 당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아오던 중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서 투신,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0일 오전 7시 2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한 아파트 15층에서 S식품 성모(68) 회장이 투신해 숨졌다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날 성 회장의 집 서재 책상에서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 천국에서 만나자'라는 짤막한 글이 적힌 메모지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성 회장은 S식품이 지난달 초부터 탈세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세무조사를 한 중부지방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회계 자료를 제출받고 재무 담당 직원을 3차례 불러 조사한 것 외에 아직 세무조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다"며 "세무조사에 대한 압박보다는 다른 요인에 의해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S식품은 지난 3월 쌀떡볶이 제품에서 길이 7㎜가량의 금속 이물질이 나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해당 제품에 대한 회수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 제품은 제조과정 중 성형기 주물의 부식부분이 페인트와 함께 떨어져 혼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S식품은 성 회장이 부친에 이어 40여 년째 이어온 회사로, 쌀 떡과 국수 등 전통음식을 제조하는 연매출 500여억원의 중견기업이다.
공장은 파주에 2곳, 충북 청원에 1곳 등 3곳에 있으며, 직원은 350여 명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성 회장은 10여 년째 전국 미인가 사회복지시설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케냐, 동티모르 등 극빈국에 구호물품을 보내는 등 남모르게 좋은 일을 많이 한 기업인으로 여러 차례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성 회장은 2010년 납세자의 날에는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철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