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프로그램 '짝' 출연자가 목을 매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촬영과정에서 강요나 모욕 등은 없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강경남 서귀포서 수사과장은 12일 "SBS에서 촬영본을 전량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촬영과정에서 강요나 협박, 모욕 등 위법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번 주 안에 수사를 종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SBS로부터 제출받은 촬영본은 총 7∼8테라바이트로 영화로 치면 400∼500편 정도 되는 방대한 양이다.
앞서 경찰은 숨진 전모(29·여)씨의 부모와 '짝' 제작진, 출연진 등을 조사한 데 이어 전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 문자메시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용 등도 분석한 바 있다.
전씨는 지난 3월 5일 오전 2시께 '짝' 녹화를 위해 머물렀던 서귀포시의 한 펜션의 화장실에서 자살했다.
그는 메모를 통해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그거 말곤 할 말이 없어요. 나 너무 힘들었어. 살고 싶은 생각도 이제 없어요. 버라이어티한 내 인생 여기서 끝내고 싶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어 "애정촌에 와있는 동안 제작진 분들한테 많은 배려 받았어요. 그래서 고마워. 근데 난 지금 너무 힘들어. 여기서 짝이 되고 안 되고가 아니라 삶의 의욕이 없어요"라고 유서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전씨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엔 '같은 기수 출연자들도 내가 제일 타격 클 것 같대', '둘이 밖에서 이벤트 한 거 녹음해서 다 같이 있는 데서 틀어놓는데 나 표정관리 안 되고 카메라는 날 잡고 진짜 짜증났어', '신경 많이 썼더니 머리 아프고 토할 것 같아' 등의 내용이 담겨있어 촬영 과정 중에 강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