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린 당사자와 가족에게 사과와 함께 합당한 보상을 약속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의 가족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달 제안한 내용에 대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피해가족과 반올림, 심상정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전자 측의 공식 사과 ▲직업병 피해자 및 가족과의 합의를 통한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 구성 및 중재기구에서 마련한 합당한 방안에 따른 보상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화학물질 취급 현황, 안전보건관리 현황 등에 대한 종합진단 실시 및 직업병 재발방지 대책 수립 ▲산업재해 인정기준 완화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이 회장의 부재 속에서도 삼성그룹은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수요 사장단 회의도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최 실장은 이날 회의에서 "회장님 병세는 안정적 회복 추세에 있다"며 "임직원 모두 회장님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근신해 주고 사장단은 흔들림없는 경영과 함께 사건·사고 예방에 한층 더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각종 재난 사고가 발생하자 재난 대피훈련도 실시했다. 삼성그룹은 13일과 14일 전국 계열사 사옥과 주요 사업장 등 250여 곳을 대상으로 1시간 가량 재난 사고 대피훈련에 들어갔다. 훈련 내용은 건물 층별 비상구 위치를 파악해 긴급 상황에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