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청해진해운에 대한 금융부문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 회사의 관계사는 최소 70곳으로 파악됐다.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이 금융회사로부터 특혜 대출을 받고 대출금 유용과 외화밀반출, 회계분식, 리베이트 제공 등의 부당 행위를 한 혐의 등도 일부 확인됐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4개 분야(여신검사·외환조사·회계감리·보험검사)와 금융회사 및 기업 87곳에 156명을 투입해 조사한 결과,14일 현재 파악된 청해진해운의 관계사는 총 70개사로 집계됐다.
청해진해운은 자사 지분 39.4%를 보유한 천해지와 지주사 아이원아이홀딩스 등의 지배를 받는다.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천해지 보유지분은 42.8%이다.
금융회사 여신이 있는 관계사는 46곳였다.
14일 현재 청해진해운 관계인은 유병언 일가와 측근 등을 중심으로 총 186명으로 조사됐다.
금융회사 여신이 있는 관계인은 총 90명이다.
청해진해운 관계사와 관계인에 대한 금융회사 42곳의 총 여신액은 3747억원으로 파악됐다.
금융사 42곳은 은행 13곳, 상호금융 11곳, 여전사 8곳, 보험 3곳, 저축은행 1곳, 기타 6곳 등이다.
이 가운데 청해진해운의 금융회사 여신이 있는 관계사 46곳에 대한 여신액은 3365억원으로 총 여신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여신 검사결과, 대출취급 시 미래 수익성을 과대평가하고 트라이곤코리아, CC플러스 등 은행대출을 받기 어려운 자금용도의 관계사에 대해 자금용도 심사를 생략한 사실을 확인했다.
천해지의 경우 운전자금한도 산정 예외대상에 들어가는지 검토하지도 않고 계속해서 한도를 초과해 운전자금을 취급했다.
노른자쇼핑은 신규점포 개설에 필요한 세부 자금명세를 확인하지 않거나 심지어 점포 개설여부도 점검하지 않고 7억원에 달하는 기업운전자금을 대출받았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교회신축 지연과 이자연체 등에도 불구, 별도 조치 없이 기한이 연장됐다.
천해지와 온지구 등은 운전자금으로 대출받은 자금을 다른 관계사나 관계인 지원에 썼다.
금감원은 또 16건의 외국환거래법규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천해지 등 관계사가 유병언이 해외에 설립한 현지법인에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 매입과 저작권료 지급 등의 명목으로 2570만달러를 송금하는 과정에서 외화밀반출 의혹이 불거졌다.
또 해외현지법인의 투자지분을 제3자에게 무상양도하거나 헐값 처분하는 과정에서도 불법 외화유출 혐의가 제기됐다.
잔여재산 미회수 등까지 합치면 총 760만달러의 투자자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병언 등 특수관계자에 대한 급여와 컨설팅비용 등 자산가격 부풀리기 관련해 회계분식 혐의도 나타났다.
천해지는 아해프레스에 지급한 선급금 164억원과 전시작품 등 재고자산 매입거래 4억원을 감사보고서 주석에 기재하지 않는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을 은폐했다.
다수의 관계사 역시 관계사간 지급보증과 유형자산 매매, 매출 및 매입거래 등을 재무제표 주석에서 누락했다.
세월호 관련 수사 중 손해사정법인인 한국해운조합본부장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도 제기됐다.
일부 신협은 유병언 일가 4명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2006~2012년에 66억원을 송금해 부당 자금지원 의혹도 불거졌다.
청해진해운 관계사들은 신협 대출 등을 통해 2007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727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해 이 중 514억원을 다른 관계사에 부당 지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과 공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통보하는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겠다"며 "금융회사와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제재심의절차 등을 거쳐 강력하게 제재하고 금융권 건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