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비키니가 등장한 1940년대에 만들어진 수영장이 다시 문을 연다.
파리 16구에 위치한 몰리토(Molitor) 수영장은 파리지엥이 즐겨찾는 수영장이었다. 수영장 주위를 둘러싸고 좁은 통로가 배치된 이색 디자인이 눈에띄는 이곳은 위생 문제로 1989년 문을 닫아야 했다. 이후 몰리토 수영장은 그래피티를 하는 스트리트 아트 공간으로 사용되어 왔다.
25년 뒤인 올해 몰리토는 2년간의 보수공사를 거쳐 수영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건물 구조는 예전 모습 그대로다. 보수공사를 맡은 담당자 벵상 메자르(Vincent Mezard)는 "1929년 처음 이 수영장을 설계했던 루시앙 폴레(Lucien Pollet)가 구상했던 틀을 그대로 유지했다. 당시의 장식적 요소들을 제거하지 않고 존중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겨울엔 1929년에 만들어진 모자이크 예술을 직접 재현하기도 했다. 예전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셈이다.
◆ 고급 호텔 수영장으로 변모해
몰리토 수영장은 예전의 대중적 이미지를 벗어나 고급 호텔 수영장으로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스파와 고급 레스토랑이 수영장 주변에 배치되며 하루 숙박비로 215 유로(한화 약 30만원)를 사용하는 방문객에 한해 수영장 이용이 가능하다. 상시 이용을 위해선 연회비로 1200 유로(한화 약 168만원)를 내야하며 하루만 따로 입장하길 원할 경우 입장료는 180 유로(한화 약 25만3000원)다.
16구 다비드 알팡(David Alphand) 고문관은 "건물의 옛모습은 그대로 살리고 이미지를 바꾼것은 칭찬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비싼 이용료 때문에 가족단위로 이용하는데엔 어려움이 있어보여 아쉽다"라고 밝혔다.
한편 평일 오전에 한해 3일간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영 수업을 받을 예정이지만 객실 창문이 수영장과 반대방향으로 나있어 투숙객들의 불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세리즈 수드리 르 뒤 기자 · 정리 = 정주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