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본방 사수를 외치던 TV 시청행태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만 '콕' 집어서 소비하는 형태로 변화한 데다 무제한 요금제 출시로 모바일 등 IT 기기를 통해 VOD를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향후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른 VOD서비스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21일 홈초이스에 따르면 2009년 263억원에 불과했던 VOD 서비스 매출은 2013년 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작년동기 50% 이상 상승한 14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것은 40%를 차지한 영화다. 그 뒤를 지상파 콘텐츠(30%)가 쫓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발맞춰 유료방송업계는 소장용 VOD, 월정액 등 고가의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현재 B tv에서 지상파(1만3000원), 프리미어(9000원), CJ E&M(1만원), 캐치온(1만원), 성인(9900원) 등 5개의 월정액 상품을 운영 중이다. 올레tv는 올레TV에서 월 14900원으로 8000편 이상의 영화와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월정액 상품인 '프라임 뮤비팩'과 평생 소장용 VOD 서비스 '클라우드 DVD' 등을 내놓았다. LG유플러스 U+TV Gㆍ씨앤앰 등도 1번 만 VOD를 구입하면 서비스 해지 시까지 무제한 반복해서 시청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서비스 가입자 유치를 위해 유료방송업계는 속도, 콘텐츠 다양화 등 VOD 서비스를 진화시키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상파3사 등 일부 콘텐츠를 10분 이내 다시볼 수 있는 '저스트 10분' 서비스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 KT미디어허브 등 경쟁사도 유사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경쟁도 치열하다. 올레tv는 모래시계와 겨울연가, 여명의 눈동자 등 추억의 드라마 4000여편을 VOD로 제공한다. 티브로드는 자사의 다양성 영화 전용 상용관인 씨네큐브 개봉작을 VOD로 만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시청자의 VOD 선택을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방송된다. 올레tv는 드라마, 예능, 교양 등 TV 프로그램은 물론 해외 드라마의 모든 정보를 알려주는 쇼 '올 댓 TV쇼'를 제작해 방영한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개인에게 적합한 VOD를 고르는데 도움을 주는 것.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업계는 VOD를 핵심 수익원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과거 VOD를 한편씩 결제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정액제, 소장용 DVD 등과 같은 상품 가입자로 변하고 있다. 앞으로도 상품의 다양화, 고도화를 통해 가치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향후 방송국의 모습은 기존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에서 시청자가 원할 때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콘텐츠 허브'에 이어 저작권 관리자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