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20일부터 동중국해 일대에서 중·러 합동군사훈련인 '해상협력-2014'을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해군 소속 JH-7 전투기 8대가 이번 훈련에 참가한다고 연합뉴스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21일 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해군 항공병단 산하 모 부대 소속의 '페이바오'(飛豹·JH-7의 별칭) 8대가 즉각 출동할 준비를 갖췄다"고 보도했다.
이 전투기는 저공비행 능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으로 대함(對艦) 미사일, 대(對)레이더 미사일을 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들은 앞서 중국군 주력 전투기인 젠(殲)-10, SU-30 등이 이번 훈련에 참가한다고 밝힌 바 있어 중국군이 이번 훈련에 투입하는 항공전력은 최소 10여 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해군이 페이바오 전투기를 훈련에 참가시킨 것은 미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등이 이번 중러 훈련에 대한 정찰활동을 크게 강화한 데 대한 대응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의 RC-135 전략정찰기는 평소 한 대가 매주 4∼8번의 정찰을 해왔는데 지금은 2대가 8번을 왕복해 정찰하고 있다"며 "특근·추가근무까지 해가며 중러 훈련과 남중국해 일대를 정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전략 정찰활동을 담당하는 공격 핵잠수함 '시카고'호가 중국과 베트남이 석유시추 문제로 갈등을 벌이는 '시사군도'(西沙群島·베트남명 호앙사)와 중국-필리핀 갈등지역인 난사군도(南沙群島·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에서 정찰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만약 외국 군용기가 훈련 지역을 정찰할 경우 페이바오가 힘을 사용해 쫓아내는 등 과감한 조처를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군이 훈련해역에 투입하는 항공전력을 증강시킴에 따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이나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넘어올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 국방부는 전날 중국이 선포한 항행금지구역은 KADIZ 남단에서 북쪽으로 최대 230㎞, KADIZ 서쪽 끝에서 동쪽으로 최대 172㎞를 넘어왔다며 우리 군이 감시·정찰 활동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 해역은 JADIZ와도 일부 중첩된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전날 열린 훈련 개막식에 참석해 "중러 양국은 이번 훈련에서 새로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고, 지역의 안보안정을 수호하는 굳건한 결심과 의지를 표명할 것"이라며 "세계를 향해 양국의 전략적 상호신뢰와 전략적 협력의 새로운 수준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양국의 군은 깊은 전우애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며 파시스트 침략에 저항했다"며 "새로운 형세에서 양국 군이 협력을 강화하고 손을 잡고 각종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면서 세계와 지역 평화안정을 수호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