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연령층이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면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대 수명은 점차 늘고 있지만 근로 가능 기간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령별 소비성향의 변화와 거시경제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여 년간 전 연령층에서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가구주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평균소비성향 하락은 50대 이상 고령층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과 2013년 사이 50대의 평균소비성향은 0.75에서 0.71로, 60대는 0.78에서 0.70으로, 70대는 0.94에서 0.76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20대는 0.75에서 0.74로, 30대는 0.76에서 0.71로, 40대는 0.80에서 0.77로 떨어져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다.
이는 기대수명은 급속히 증가하는데 근로가능 기간은 늘지 않아 노후대책에 필요한 소요자금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이한 'W자' 소비형태
연령별 평균소비성향도 W자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소득이 높지 않은 20∼30대에 높았다가 상대적으로 고소득인 40∼50대에 저축 증가로 낮아지고 노년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높아지는 'U자 형태'와는 다른 것이다.
이같은 평균소비성향 형태의 변화는 40대 가구의 과도한 자녀 교육비 지출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2003∼2013년 평균을 냈을 때 한국의 40대는 처분가능소득의 약 14%를 교육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2.1%)의 7배에 달한다.
권규호 KDI 연구위원은 "대부분 연령계층에서 노후대비를 위해 소비성향을 낮추고 있다"며 "교육비 지출이 높았던 현 30∼40대가 고령층이 되는 시기에는 민간소비가 더욱 제약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