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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창간12주년]“비용은 나누고 행복은 더한다”…일상으로 스며든 ‘공유경제시대’

모여서 '집밥'먹으며 토론하고 사용않는 물건·정보·공간으로 나눠쓰기 활용 극대화

▲공유경제 플랫폼 '집밥'을 통해 모인 사람들이 식사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왼쪽), 카쉐어링 '쏘카'(오른쪽)를 이용하기 위해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문을 열고 있다/ⓒ백아란·손진영 사진기자



#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독립 2년차.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는 서울로 상경해 홀로 생활 중인 기자에게 가장 서러운 순간은 언제일까.

마트에서 혼자 장을 보고 양손 가득 무거운 비닐봉지를 낑낑대며 들고 올 때. 오랜만에 일찍 퇴근한 날, 불 꺼진 집에 들어가 혼자 저녁을 먹을 때. 어느 순간이든 '혼자'라는 것에는 영 익숙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혼자라는 점에 얽매이기보다 남는 시간을 공유하고 필요한 것을 함께 나누는 '공유경제'가 있어 기자의 살림살이는 든든하다.

"어서오세요. 배고프시죠. 들어오셔서 아무 자리나 앉으면 돼요."

지난 22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퇴근 후 문자로 날라 온 주소를 따라 10평 남짓한 공간에 발을 내디뎠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만석이던 그곳은 소셜 다이닝 플랫폼 '집밥'을 통한 모임이었다.

신종 공유경제 '소셜 다이닝'은 모르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밥을 먹고 공통 관심사를 교류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모임이다. 예컨대 '에일 맥주를 만드는 모임', '경제 칼럼을 읽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 등 다양한 주제 가운데 각자의 흥미에 따라 모임을 고르고 참가비를 내면 된다.

이날도 1만원의 참가비만으로 갓 지은 따뜻한 가지덮밥과 힐링이 되는 콘서트, 그리고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음날 오전 8시에도 공유업체가 기자의 어려움을 덜어주었다.

오전 일찍 여의도에서 인터뷰가 잡혀 있는 터라 무거운 노트북과 가방을 들고 뛰기엔 버스는 애매하고 전철은 조금 둘러가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가까운 주차장을 검색했다.

때마침 근처 주차장에 차량 공유 업체 '쏘카'의 나눔카가 있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의도까지 가는 30분 동안 드는 비용은 2830원. 커피 한잔 가격도 안 되는 가격이다.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비싸지만 원하는 시간에 차를 빌려 쓰면서도 내 차를 소유한 것보다 훨씬 부담이 적고 편리하다.

최근 '집밥' 모임이나 '쏘카'처럼 집, 자동차, 옷뿐 아니라 시간, 지식, 경험과 같은 유·무형의 자원을 서로 빌려주는 '공유경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 불황과 고물가, 저성장 시대에 나만이 쓰는 '소유' 중심에서 벗어나 하나의 제품을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가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생겨난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나 시간, 정보, 공간 등을 함께 나눠 쓰며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는 '공유경제'는 90년대 후반 함께 아끼고 나누자던 '아나바다' 운동과 전통 나눔 방식이던 '품앗이'의 진화 단계로 볼 수 있다.

'대여(rental)'의 개념과도 유사해보이지만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 공유경제의 경우 일반인도 직접 참여해 자원 활용과 거래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면접 때 딱 한 번 입었던 정장부터 아이가 더 이상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 비어 있는 집,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 등을 적은 돈으로 팔고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새로운 소통창구와 유휴 자원 활용이라는 공익적인 목적까지 추구한다.

물론 하나의 자원을 여러 사람과 함께 쓰는 개념이므로, 물품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중고 거래와 다르다. 또 자원을 대여하는 것에 대해 상호 대가를 치르는 만큼 기부나 봉사도 아닌 엄연한 경제 활동인 셈이다.

실제 서울시 나눔카 공식 사업자인 '쏘카'의 경우, 서비스 오픈 3년 만에 월평균 이용 건수가 전년대비 1000% 이상 성장했고 올 상반기에만 약 7만명의 회원을 유치해 경제적인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전문 연구기관 메솔루션(Massolution)에 따르면 2010년 세계 공유경제 규모는 8억5000만달러 수준에서 2011년 14억7000만달러, 2012년 27억달러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51억달러 규모로 급증하며 연평균 80%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타임지도 2011년 공유경제의 기반이 되는 '협력적 소비'를 '세상을 바꿀 10개 아이디어'로 선정했다.

한국에서는 2012년 9월 서울시가 '공유도시 서울'을 선언한 데 이어 사회 곳곳에서 '공유'를 내세운 비즈니스 모델이 싹을 틔우고 있다.

신혜성 크라우드 산업연구소 대표는 "차를 공유하고 같이 밥을 먹는 것에서 시작한 공유경제가 최근에는 기타를 배우는 등 취미활동을 함께하는 형태로까지 진화하고 있다"며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공유경제의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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