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등에 걸린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간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가 5개월 만에 재개됐다.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회동했다.
이날 삼성측에서는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을 비롯해 8명이, 반올림측에서는 공유정옥 간사와 황상기씨 등 9명이 참석해 협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번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교섭 대표단도 새롭게 구성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반올림측에 직접 사과한 뒤 "반올림과의 대화를 전향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대표단을 새로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협상에 참가할 삼성측의 새로운 협상단은 5명으로 구성되며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가 선임이 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측은 신뢰 회복을 위해 그동안 제기한 고소를 취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양측은 이날 협의를 통해 사과, 보상, 재발방지 등 3가지 핵심 의제에 대해 성실히 대화하고, 이를 위해 실무자 협의를 거쳐 조속히 다음 교섭을 진행하는 데 합의했다. 양측은 다음달부터 실무 교섭팀을 주축으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이 사장은 회동을 마친 뒤 "이른 시일 내에 모든 문제가 잘 해결돼 가족분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 드릴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상기씨는 "다른 교섭 때보다 상당히 진도가 나갔다"며 "특히 피해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줘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황씨는 삼성전자의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여성노동자 황유미(당시 23세)씨의 부친이다. 삼성 직업병 문제는 황씨가 처음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하는 등 피해보상에 나서면서 불거졌다.